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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준비 안된 '위드 코로나'...위기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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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준비 안된 '위드 코로나'...위기 될 수도

호치민 시는 위드코로나로 방역정책 전환을 준비중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호치민 시는 위드코로나로 방역정책 전환을 준비중이다.
베트남이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한다. 이번 4차 대유행의 핫스팟인 호치민 시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오는 10월부터 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모든 봉쇄조치가 완화되고 새로운 방역지침도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베트남은 1만여명에 가까운 일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의료시스템 붕괴와 잠재적 확진자의 확산 등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외국인직접투자자(FDI) 등 해외기업들의 공급망 붕괴 등으로 자본들이 베트남을 떠나갈 가능성이 커지자 이를 우려한 베트남 정부가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성급하게 '위드 코로나'를 준비중이라는 지적이 커지는 이유다.
◇일상으로 복귀 '위드 코로나' 코앞에

호치민 시가 10월 1일부터 적용되는 새 방역지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호치민 시가 정부에 승인을 요청한 주요조치는 ▲도시의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자체규정 적용 ▲호치민시와 남부 주요 경제지역에 대한 백신 우선 배정 등 2가지다. 새 규정에는 지역간 통행 및 바리케이드 제거 문제도 포함될 예정이다.

호치민 시 응웬 티 후인 마이(Nguyen Thi Huynh Mai) 보건국장은 현지매체와 인터뷰에서 “전염병은 이제 정점을 지났고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호치민시질병통제센터(HCDC)는 현재 하루 100만건 이상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양성률은 0.1~0.3%로 2주전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감소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지침이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봉쇄됐던 도심도 서서히 완화를 진행중이다. 호치민시는 10월부터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이달 30일까지 시내 도로와 주거지역의 모든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통행증 검사도 완화하기로 했다.
오는 10월부터는 도로에서 통행증을 검사하는 대신 출발지와 목적지만 확인하고 때때로 무작위 신속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중남부 빈투언성(Binh Thuan)은 10월말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와 완치자에 한해 무이네(Mui Ne)를 재개방할 계획이다.

베트남의 의료 시스템은 과부하에 걸려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의 의료 시스템은 과부하에 걸려있다.

◇준비안된 '위드 코로나', 위기 될수도

하지만 베트남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대해 너무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이 많다.

사실 베트남 의료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한다는 것은 특히 현지에 거주하는 해외교민들은 잘 알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제대로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많지 않았는데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이 문제는 더 커졌다.
베트남 현지 의료 시스템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 의료 시스템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사실은 현지 시민의식 자체가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도심 봉쇄를 발표해도 바리케이트를 뚫고 몰래 다른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격리시설에서는 대규모 폭동이 벌어지기도 하고 격리시설을 탈출하는 사례를 현지뉴스에서 심심찮게 볼수 있다. 눈에 보이거나 통계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잠재적인 확진자가 많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겠다는 자체가 넌센스다.

하지만 경제의 대부분을 FDI 자금에 의존하는 베트남의 사정상 언제까지 빗장을 걸어둘수만은 없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주에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유럽등 상공회의소들의 공동성명 발표를 통해 현재의 통제된 상황을 우려하면서 생산활동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투자 기업들이 이탈할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격리 중 탈출을 시도한 확진자를 잡기 위해 현지 경찰들이 출동했다. 이미지 확대보기
격리 중 탈출을 시도한 확진자를 잡기 위해 현지 경찰들이 출동했다.

결국 경제를 포기할수 없는 베트남 입장에서는 단시간 내 코로나19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공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다.

현재처럼 잠재적인 확진자와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고 있지 않는 현실에서 위드 코로나로의 성급한 전환은 자칫하면 다시금 코로나19가 폭증하는 불씨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노마스크와 단체 모임을 통제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 공안들.이미지 확대보기
노마스크와 단체 모임을 통제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 공안들.
하노이에 진출한 국내 정수기 업체 법인장은 글로벌이코노믹과 통화에서 "모든 상황이 어지럽다. 한쪽에서는 통제와 방역을 한다고 난리고 다른 한쪽은 노 마스크로 있거나 단체로 파티를 하는 모습들도 종종 눈에 뛴다. 베트남처럼 현지 의료사정이 안좋은 곳에서는 위드 코로나를 한다고 해도 제대로 시행할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