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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TSMC 추월 '인력 육성'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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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TSMC 추월 '인력 육성'에 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한 'K-반도체' 동맹이 대만 TSMC를 따돌리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축으로 한 'K-반도체' 동맹이 대만 TSMC를 따돌리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삼성전자의 최첨단 공정 웨이퍼 공장을 방문한 뒤 약 4500억 달러를 들여 한국을 세계 최대 칩 제조업체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가석방해 기업에 활력을 되찾게 했고, 삼성이 칩과 백신을 만들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현재 K-반도체는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 TSMC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K-반도체의 노력은 과연 성사될 수 있을 것인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칩 부족’이 한국 산업 체인에 부담 초래


글로벌 웨이퍼 고급 공정의 핵심 두 축은 삼성전자와 TSMC다. 삼성은 TSMC를 따라 잡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하지만, 올 초 자동차 웨이퍼 부족으로 미국, 독일, 일본 및 기타 자동차 수출국에 경보를 울리고, 한국 역시 자동차 반도체 부족을 겪었다.

반도체 대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발생한 글로벌 웨이퍼 가뭄으로 한국 산업체인의 결함이 노출되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전기자동차, 수소에너지 경제 등 녹색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국제사회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는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차(HEV), 수소차 등 새로운 에너지 차량의 시장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약 300개의 자동차 반도체 부품을 사용해야 하며, 그 중 약 40~100개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는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며, 전기 자동차, 수소 에너지 차량 및 기타 신에너지 차량에 필요한 MCU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약 2, 3배 더 많으며, 자가 운전 시 최대 2000개의 자동차 반도체 부품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 규모는 2020년 450억 달러에서 2040년 17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MCU 산업체인 중 가장 중요한 IC설계 및 파운드리 생산부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실제로 한국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용 반도체의 약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IC 설계는 자동차 공장과의 통신 및 추론에 크게 의존해 메모리만큼 수익이 높지 않아 그동안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주력 품목이 아니었다.

삼성 등 국내 웨이퍼 기업들은 생산능력을 거의 메모리에 집중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한국에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가 거의 없고, 개발, 테스트, 양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설치하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이 걸린다고 진단하고 있다.

낮은 마진에 비해, 자동차 반도체 요구 사항은 매우 까다롭다. 최소 15년의 수명을 포함, 섭씨 155℃에서 영하 40℃의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이번 웨이퍼 부족 속에서 적어도 MCU를 생산하라고 업계에 강력히 호소했지만,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상대적으로 성숙해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어렵고, 일부 사업자들이 개발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조기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전 세계 칩 부족의 물결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은 올 가을에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 상황으로 판단하면 내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해소할 수 없는 급한 상황에 직면한 정부와 업계 종사자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며 차세대 자동차 시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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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 한국 보조금과 세제 혜택


자동차 반도체는 수익성이 낮아, 업체들이 투자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정부도 같은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해 2022년 시행을 가속화할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대선에서 한국이 새 정부로 바뀌더라도 같은 정책 방향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중장기 자동차용 반도체의 독자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말까지 2047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자동차 반도체를 조속히 산업화하고 자동차 산업 발전의 차세대 자동차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기차 전력제어 반도체 모듈, 무인 통신반도체, AI반도체, 통합제어 반도체 모듈 등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중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5년간 20여종의 기능 안전성 실험평가시설 및 장비를 구축하고, 파운드리 지원을 강화해 IC설계업자가 파운드리와 협력해 신제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은 자동차 산업기반을 갖춘 가운데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와의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IC설계에 종사하는 한국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속적 투자가 이뤄진다면 한국 자동차용 반도체는 완성차 부품의 두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K-반도체 인재육성에 총력 대응


인재가 부족하면 TSMC와 경쟁하기 어렵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TSMC가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가운데 향후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 차종의 빠른 성장세에 따라 직접 완성차 제조 기반을 갖춘 한국이 TSMC보다 더 유리하다고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 현재 자동차용 반도체 하드웨어 및 AI 관련 인재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산업 발전 추세로 볼 때 산업 전망이 안정되고 소득도 높아 산업에 뛰어들 의향이 있는 젊은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다.

이런 유인을 실제 교육현장과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어떻게 철저히 육성하느냐가 K-반도체가 TSMC를 앞설 수 있는 포인트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인재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산업-학교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서울대 등 7개 대학과 협력각서(MOU)를 체결해 정부의 K-반도체 전략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