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예비 후보들에 대한 자금 능력에 대한 근거에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애초 이달 29일 전후로 예상됐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이 다음달로 미뤄지게 된 것이다.
이르면 이달 29일께 우협을 선정해 통보하고 다음달 초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인수 후보들의 자금 조달 근거를 검증하는 과정이 길어져 일정이 지연되는 셈이다.
현재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국내 전기자동차 업체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인디 EV 등 3곳이다.
이에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인수 후보들에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보완해 이달 30일까지 입찰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수 후보업체들의 추가 자료 제출에도 자금 조달 근거를 명백하게 밝히지 못한 상태"라며 "앞으로 1∼2주일 정도 더 시간을 두고 보완 자료를 받아 검토 작업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체공휴일 등을 고려하면 우선 협상은 이르면 12일이 될 전망이다.
쌍용차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 논란은 인수전 초반부터 우려됐던 부분이다.
국내 중견기업 SM그룹이 막판에 인수전에 불참해 쌍용차보다 덩치가 작은 벤처기업 3곳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L B&T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 3곳 가운데 가장 많은 5000억 원 대를 제시했지만 이 회사 규모는 자본금 30억 원에 작년 매출이 1억 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이룬 에디슨모터스 역시 작년 매출액은 897억 원, 영업이익은 27억 원 수준이며 직원수는 180명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 원, 영업손실은 4460억 원"이라며 "인수 후보들의 자금력을 감안하면 이들이 쌍용차를 장기적으로 정상화해 수익을 낼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창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lug1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