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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유한양행 지배구조가 존경받는 이유?…창업주 오너가 주식 1주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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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유한양행 지배구조가 존경받는 이유?…창업주 오너가 주식 1주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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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유한양행은 오너가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으로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지배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유한양행의 지배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유한재단이며 고(故) 유일한 창업주의 오너가에서 갖고 있는 주식은 전혀 없습니다. 2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 3대주주에는 자사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사에서 유한양행의 유일한 창업주는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구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일한 창업주는 1971년 3월 11일 영면했습니다.

유일한 창업주는 1939년 우리나라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했고 1969년에는 경영권을 전문 경영인에게 물려줬습니다.

유한양행은 1969년 이후 50년이 넘도록 평사원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선출하고 있습니다. 유한양행 임직원들 중 유일한 창업주의 친인척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일한 창업주는 장남 유일선 씨에게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유언과 함께 유일선 씨의 딸이자 자신의 손녀인 유일링 양의 학자금으로 1만 달러만 남겼습니다.

유일선 씨는 “아버님께서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고 유언하셨는데 만약 제가 손녀의 학자금 명목이라는 이유로 1만 달러를 받으면 세상이 저를 욕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돈을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유일선 씨는 받은 손녀의 등록금도 그나마 반만 쓰고 남은 돈 전부를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유일한 창업주는 장녀 유재라 씨에게 유한중·공업고등학교 일대의 땅 5000평 등을 상속했는데 고(故) 유재라 씨는 모든 재산들을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쓰도록 한다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기업으로 아무리 큰 돈을 축적했더라도 죽음에 임박해 하얀 시트에 누운 자의 손에는 한푼의 돈도 쥐어져 있지 아니하는 법이다”라는 故 유일한 창업주의 평소 신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일한 창업주는 은퇴하기 직전 자신의 혈연, 친척들을 전원 회사에서 해고했습니다. 가족들 때문에 회사에 파벌이나 알력 다툼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이유였습니다. 유일한 창업주는 본인이 직접 정리해야만 유한양행을 전문경영인이 이끌어 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며 사회와 종업원의 것이다. 정성껏 좋은 상품을 만들어 국가와 동포에 봉사하고, 정직·성실하고 양심적인 인재를 양성·배출한다. 기업의 이익은 첫째, 계속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창출하고, 둘째, 정직하게 납세하며, 셋째, 남은 것은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한다.“ (유일한 창업주의 어록에서)

유한양행의 지배구조에는 이같은 유일한 창업주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한양행의 자회사 및 투자사로는 유한화학(지분 100%), 유한메디카(100%), 유한건강생활(87.4%), 유한킴벌리(30.0%), 한국얀센(30.0%), 엠지(38.5%), 애드파마(68.5%), 유한크로락스(50.0%), 이뮨온시아(51.0%), 테라젠이텍스(7.8%)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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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유한재단…국민연금이 2대주주로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는 유한재단으로 올해 6월말 기준 지분 15.66%(1096만980주)를 갖고 있습니다. 유한재단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분 11.82%(790만312주)를 갖고 있는 2대주주입니다. 자기주식수가 8.50%(568만2165주)로 3대주주의 지위에 올라섰습니다.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없습니다.

유한학원은 지분 7.68%(513만3460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故 유일한 창업주의 오너가에서 갖고 있는 주식은 한 주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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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유한양행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비상임이사 1명…사외이사는 5명으로 구성


유한양행의 올해 6월말 현재 등기임원은 사내이사로 조욱제 사장, 이병만 부사장, 김재교 전무가 등재되어 있습니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이정희 전 유한양행 대표가 맡고 있습니다.

5명의 사외이사로는 이철 연세대 의과대 명예교수, 지성길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 박동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법과대학 교수, 김준철 다산회계법인 회계사, 신영재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한양행은 올해 상반기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제외) 2명에게 1인당 평균 3000만원, 감사위원회 위원 3명에게는 1인당 평균 26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사회 활동을 보면 올해 상반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모두 100% 출석에 100% 찬성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에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이 출석한 이사회에서 100%의 찬성표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