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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광업공단 첫 해외광물자원 심포지엄 개최...민간지원 전략수립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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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광업공단 첫 해외광물자원 심포지엄 개최...민간지원 전략수립은 숙제

전기차 배터리 원료광물 심포지엄 개최...공단 출범 후 첫 심포지엄
"배터리 원료 리튬 가격상승 지속...해외자원개발 관심 높여야" 지적
광해광업공단이 직접투자 못하고 민간지원은 탐사지원 정도 그쳐

한국광해광업공단이 9월 30일 개최한 '배터리 원료광물 산업, 글로벌 미래와 전망' 비대면 심포지엄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손정수 책임연구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유튜브 채널 캡쳐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광해광업공단이 9월 30일 개최한 '배터리 원료광물 산업, 글로벌 미래와 전망' 비대면 심포지엄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손정수 책임연구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유튜브 채널 캡쳐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출범 후 첫 해외광물자원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광물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해외 광물자원 개발과 확보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정부와 광해광업공단이 우리기업의 해외자원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기에는 아직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기차 배터리 원료광물 심포지엄 개최...공단 출범 후 첫 심포지엄


광해광업공단은 지난 9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배터리 원료광물 산업, 글로벌 미래와 전망'을 주제로 비대면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기차 배터리 원료광물인 리튬 산업에 초점을 맞춘 이번 심포지엄은 전면 비대면으로 개최됐으며, 칠레, 캐나다 등 해외 민간·공공기관 전문가를 포함해 9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기술·시장동향에 관해 주제발표를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광업 전(全)주기 지원' 기치를 내걸고 지난 9월 15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통합해 출범한 광해광업공단이 출범 후 처음 개최한 심포지엄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광해광업공단 황규연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광물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전기자동차의 미래를 대비하는 우리 자원산업계의 정보교류와 협력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서 '글로벌 리튬시장 전망과 남미지역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칠레 광업분야 컨설팅기업 'CRU 컨설팅'社의 프란시스코 아쿠냐 수석컨설턴트는 "리튬시장 성장요인은 대부분 배터리 분야의 수요증대"라며 "2025년까지 세계 리튬 생산량은 100만t 규모로 2016년에 비해 생산량이 5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쿠냐 컨설턴트는 "세계 전기차(배터리차·하이브리드차 포함) 3대 시장인 중국·유럽·북미를 보면, 2025년까지 중국은 전기차 비중이 22.5%에 이르고 유럽은 25%, 미국은 14%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소개하며 "특히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비중을 40~5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해 리튬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아쿠냐 컨설턴트는 "2025년까지 칠레는 리튬 생산량을 현재의 2배로 늘리고 향후 호주, 브라질, 아프리카 등도 리튬 생산에 가세하겠지만 높은 수요로 인해 앞으로도 계속 높은 리튬 가격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투자청의 나탈리 베샹 투자지원국장은 '캐나다 광업투자환경, 배터리와 핵심광물'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캐나다의 주요 핵심광물 매장 현황을 소개하며 많은 해외 기업들이 캐나다 광물자원 개발해 투자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손정수 책임연구원 역시 'K-배터리 산업의 핵심, 원료광물 확보와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글로벌 자원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해외 광물자원 개발에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 연구원은 세계 2위 광산기업 '리오틴토'의 샘 월시 CEO의 말은 인용해 "광산 하나 개발하는데 평균 27년간 수천억 원을 투자해도 성공확률은 5% 안팎에 불과하다"며, "광물자원개발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자원부국과의 경제협력 확대를 통한 해외 광물자원 수입의 다변화와 안정화, 민간주도형 해외자원개발 사업 활성화, 심해저망간단괴 제련 등 기술개발, 전략광물 비축량 확대 등을 통해 원료광물 확보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해광업공단이 직접투자 못하고 민간지원은 탐사지원 정도 그쳐

한국광해광업공단 황규연 사장이 9월 30일 개최된 '배터리 원료광물 산업, 글로벌 미래와 전망' 비대면 심포지엄에서 화상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유튜브 채널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광해광업공단 황규연 사장이 9월 30일 개최된 '배터리 원료광물 산업, 글로벌 미래와 전망' 비대면 심포지엄에서 화상으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유튜브 채널 캡쳐


그러나 이날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외광물자원 탐사·개발을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지에 대한 전략의 윤곽은 보이지 않았다.

광해광업공단은 설립법에 따라 기존 해외사업은 모두 매각해야 하고, 해외자원개발에 직접투자를 할 수 없으며,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을 지원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현재 광해광업공단의 민간기업 지원사업은 민간투자 예정사업에 대한 투자여건 조사, 기초탐사 지원, 지분인수 등의 타당성 조사, 해외광물자원정보 제공, 기술지원 정도이다.

이러한 현재의 민간지원 사업들은 수십 년간 수천억 원을 투자해도 성공확률이 5%라는 광물자원개발사업에 민간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 어떻게 적극 나서도록 유도할지에 대한 지원책이라고 하기에는 크게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광물업계에 따르면 광해광업공단(구 한국광물자원공사)과 산업통상자원부는 매년 국내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자원개발 조사사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2017년 정부가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사업 투자를 금지한 이후, 민간기업의 해외자원개발 활동이나 해외자원개발 조사사업 지원 신청은 오히려 위축됐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공공기관이 주도하지 않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나서기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광물업계 관계자는 "광해광업공단의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금지는 주도 역할을 맡아야 할 공공기관에게 책임지지 않을 일만 하도록 만든 셈"이라며 "광해광업공단의 민간기업 지원전략을 보다 구체화하고 추후 광해광업공단의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 기능도 부활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