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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SKC, 넥시온 투자건 부결시킨 이사회 면모는?…10여년간 부결 전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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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SKC, 넥시온 투자건 부결시킨 이사회 면모는?…10여년간 부결 전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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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SKC 이사회가 지난달 29일 2차전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한 영국의 넥시온과의 합작법인 투자안건을 부결시키면서 SKC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SKC는 이사회에서 음극재 합작법인 투자안건이 부결 처리됐고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습니다.
SKC는 지난달 30일 해명 공시에서 “실리콘 음극재 관련 英 넥시온과 합작법인 투자 건과 관련해 이사회 재상정은 현재까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차세대 음극재 사업 진입을 계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SKC 이사회에서 상정된 안건을 부결시킨 사례는 지난 10여년간 단 한건도 없었습니다. 이날 이사회가 넥시온 투자안건을 부결시킨데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앞서 SKC는 지난달 24일 장래사업 경영계획인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통해 모빌리티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사업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SKC는 고성장이 가능한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영역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KC가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관심을 가진 곳은 넥시온입니다. 넥시온은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생산업체로 탄소계보다 리튬 저장 용량이 10배 이상 큰 실리콘을 활용해 배터리 용량을 증가시키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SKC 이사회가 지난 10여년간 단 한차례 반대 의결 없이 운영되어 왔는데다 SKC의 야심찬 사업구조 개편 계획이 발표된지 닷새만에 넥시온 투자안건이 부결된데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입니다.
SKC의 주가는 이사회에서 넥시온 투자안건 부결이 알려진 지난달 30일 15.08%(3만원) 급락한데 이어 다음날인 10월 1일에도 2.37%(4000원) 떨어졌습니다.

SKC 이사회는 7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내이사 1명과,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입니다. 사외이사 4명 가운데 2명은 올해 3월 새롭게 교체됐습니다.

이사회 구성원 7명이 전원 참석했을 경우 상정된 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서는 4명 이상의 반대표가 필요합니다.

SKC는 아직 사외이사 참석여부와 찬반 투표권 행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SKC가 2차전지와 반도체 소재 영역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2025년까지 5조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SKC의 올해 6월 말 현재 유동자산은 2227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42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동자산은 자산을 매각해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동자산에는 현금및현금성자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가 최정점에 서있습니다. SK는 자회사인 SKC의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SKC의 자회사로는 SK텔레시스(지분 81.4%), SK솔믹스(100%), 우리화인켐(100%), SKC하이테크플라스틱(80.9%), SKC HT&M(100%), SKC피아이씨글로벌(51.0%) 등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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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SKC의 최대주주는 SK…SK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


SKC의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SK로 올해 6월말 기준 지분 40.6%(1539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하면 40.9%(1550만8488주)가 됩니다.

SKC에 대한 경영권은 SK가 갖고 있으며 사실상 SK그룹이 SKC의 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지난해말 지분 0.2%(8만7591주)를 갖고 있었으나 올해들어 지분을 전량 장내에서 매각했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 1월 11일 3만5226주를 평균매도가 10만8050원, 1월 15일 4500주를 평균매도가 10만6722원, 1월 19일 4만7865주를 평균매도가 10만8016원에 팔았습니다.

최 수석부회장이 보유했던 8만7591주의 평균매도가는 10만7963원이며 10월 1일 SKC의 종가는 16만5000원으로 최 수석부회장이 주식을 팔고난 후 53% 가량 오른 수준입니다.

지주회사인 SK의 지분분포는 올해 6월말 기준 최태원 회장이 지분 18.44%(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보유한 SK 주식도 지난해말 지분 2.36%(166만주)에서 1.52%(107만1213주)로 낮췄습니다.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6.85%(482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지분 0.01%(8616주)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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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 SKC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


SKC의 올해 6월말 현재 등기임원은 사내이사로 이완재 사장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기타 비상무이사로는 장동현 SK 대표와 이성형 SK 재무부문장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장동현 비상무이사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SKC의 사외이사에는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 교수, 배종서 화진데이크로 대표, 이석준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박시원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등재됐습니다. 이석준 사외이사와 박시원 사외이사는 올해 3월 새롭게 선임됐습니다. 이석준 사외이사는 LF 사외이사도 겸직하고 있습니다.

SKC는 올해 상반기 사외이사 1명(감사위원회 위원 제외)에게 1800만원, 감사위원회 위원 3명에게는 1인당 평균 28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사회 활동을 보면 올해 상반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100% 출석에 100% 찬성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에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출석한 이사회에서 100%의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