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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영국, 트럭운전사 부족에 물류차질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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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영국, 트럭운전사 부족에 물류차질 '대혼란'

영국 로스터셔 로슬리에 있는 주유소에‘품절’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로스터셔 로슬리에 있는 주유소에‘품절’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에서는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주유소가 문을 닫고, 슈퍼마켓 진열대에 상품이 없어 대혼란이 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영국에서 멈추지 않고 유럽 대륙 또한 잠재적인 공급망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는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탈퇴)로 인한 대형수송차(HGV) 운전사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도로 운송 협회가 지난 6월 616개 업계를 조사한 결과, 퇴직, 근무 규칙 변경, 코로나19 대유행, 저임금 등으로 업계 떠나는 운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 협회는 영국의 대형수송차 기사 부족이 현재 1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럭 운전사들이 영국을 쉽게 드나들거나 나갈 수 없어 식량과 의약품 부족 같은 공급망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 노동자들에게 의존했던 농업, 물류, 육류 가공업 등 주요 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영국의 공급망 문제와 노동력 부족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럭 운전기사 부족은 영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유럽 대륙의 일부 지역들도 곧 이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프랭크 허스터 독일화물물류협회 사무국장은 "아직은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영국에 분명히 영향을 끼쳤다"면서도 "물류 부문에서 트럭 운전사, 기관사, 내륙 항해사, 터미널 직원, 관리직 등 일할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컨설팅 업체 트랜스포트 인텔리전스(Transport Intelligence)는 지난 8월 ‘유럽 운전사 부족’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현재 유럽 전역에서 트럭 운전기사 부족이 40만 명을 넘어섰고,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유럽 국가들은 폴란드, 영국, 독일이라고 추정했다.

물류 전문가인 존 매너즈벨은 업계가 정부에 수년 동안 운전기사 부족에 대해 경고해 왔다고 꼬집었다.

지난주 사설에서 매너즈벨은 "오래되고 구조적 문제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 변동성, 인프라 장애, 관료주의, 브렉시트, 형편없는 임금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업계 협회, 정부, 운영자, 화주 등 이 분야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도로 화물 운송을 목적에 적합하게 만들려는 계획을 지지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트럭 운전기사 부족을 완화시키기 위해 군인들을 투입해 연료 수송을 시작했다.

또한 정부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외국 노동자들이 영국에서 즉시 일할 수 있도록 비자 규정을 완화하고, HGV 면허 시험을 늘리는 등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발표했다.

베렌버그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칼럼 피커링(Kallum Pickering)은 영국의 위기는 경고 신호일 뿐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피커링은 "트럭 운전기사 부족은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다른 주요 유럽 경제국들도 비록 더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구조적인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