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은 유럽 선사와 총 2억7000만 달러(약 3200억 원) 규모의 5500TEU 급 컨테이너선 4척 건조계약을 체결해 상선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한진중공업이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인수합병(M&A)된 후 첫 상선 수주다.
한진중공업이 해군 함정이나 특수목적선이 아닌 일반 상선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한진중공업은 이후 해군 함정과 관공선, 탐사선 등 특수선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쳐왔다. 당시 조선업황 침체로 일감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한진중공업은 강점을 가진 사업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이 같은 경영 행보를 펼쳤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 조선 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며 상선 시장에서 신조선 발주가 급증해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확보한 기술력과 품질, 납기, 생산성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해 최신 선형(배 형태)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상선 시장 재진입을 준비해 왔다.
이에 힘입어 한진중공업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된 최신형 5500TEU 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계약 성사로 중형급 컨테이너선 시장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한 한진중공업은 경영 정상화 신호탄도 함께 쏘아 올렸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조선부문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테이너선 뿐만 아니라 중소형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 수주에 집중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해 사업영토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M&A 이후 첫 상선 수주로 한진중공업의 경쟁력을 확인했고 조기 경영 정상화 초석을 놓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상선 시장에서 공격경영을 통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