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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4천억 매출에도 법인세는 '21억원'…세금 회피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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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4천억 매출에도 법인세는 '21억원'…세금 회피 의혹 제기

국내 매출 77% 수수료 명목 본사 이전…"불투명한 계약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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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액의 77%를 본사 이익인 수수료 명목으로 이전하면서 영업이익률을 본사 18.3%의 9분의1 수준인 2.1%로 낮춰 세금을 회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0년도 국내 매출액 4154억 원 중 3204억 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춰 법인세를 21억원만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세청은 넷플릭스의 세금 회피 의혹들과 관련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 세무조사에 착수한 이후 약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달 23일부터 TV 프로그램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공개 대상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휩쓸며 주가와 기업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흥행에 힘입은 넷플릭스 주가는 1일 종가 기준 613.15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가총액이 2713억 달러(약 321조원)에 달했다. '오징어 게임' 출시일인 지난달 17일 대비 2주간 4.3% 상승한 것으로 시가총액이 무려 113억 달러(약 13조3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넷플릭스의 기업가치는 치솟았지만, 투자한 콘텐츠에 대한 판권과 저작권을 넷플릭스가 독점하고 있어 K-콘텐츠의 큰 흥행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작사에 돌아오는 추가 인센티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본사와 한국지사 간 합의에 따라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책정한 뒤 한국매출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한국내 세금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넷플릭스 본사 재무현황과 국내 현황을 비교해보면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본사 61.1%, 한국 81.1%로 20% 차이가 났고 세금 납부와 관련 있는 영업이익률은 본사 18.3%, 한국은 2.1%로 9배 가까이 낮춰잡고 있다.
이렇게 매출원가는 크게 올려잡고 영업이익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회피한 결과 넷플릭스가 지난해 부담한 법인세는 21억7725만원이다.

넷플릭스가 영업이익률을 고무줄처럼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매출원가' 책정이 공개된 명확한 기준을 따르지 않고 넷플릭스 본사와 한국지사 간 '합의'에 의해 책정하기 때문이다. 회계감사보고서 '매출원가' 주석을 보면 "영업이익은 Netflix International B.V.와 합의된 이전가격 조건에 따라 이루어집니다"로 돼있다.

양정숙 의원은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전체 매출 증가와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만큼, 한국에서의 책임도 다 해야 한다"며 "한국 매출액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면서 세금을 줄이고, 망 이용대가는 회피하겠다는 뻔뻔한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