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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황완화 바주카포 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역대 최장수 중앙은행 총재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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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황완화 바주카포 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역대 최장수 중앙은행 총재 기록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 총재가 일본 중앙은행 역사상 최장수 총재로 등극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총재. 사진=위키피디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총재. 사진=위키피디아

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지난달 29일로 3116일 동안 재임해 그동안 최장수 총재기록을 세운 이치마다 히사토 총재의 기록을 깼다. 이치마다 히사토 총재는 지난 1956년 11월부터 1964년 12월까지 총 2940일 동안 재임했다.

후쿠오카현 출신인 그는 도쿄대 법학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경제의 사령탑인 대장성(현 재무성)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도쿄대 재학 중 사법시험과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도 받았다. 그는 대장성 요직과 아시아개발은행 총재까지 거치며 카리스마도 갖췄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로이터


구로다는 2012년 12월 재선출된 아베 신조 총리의 추천으로 일본은행 총재가 돼 '아베노믹스'를 실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금융 완화, 재정 완화, 구조 개혁이라는 아베가 쓴 '세 개의 화살' 중 가장 중요한 금융 완화 정책을 담당했다. 그는 당시 본원통화를 2년 동안 2배로 늘리는 대담한 통화 완화 정책을 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직접 국채는 물론, 회사채·기업어음까지 사들이며 통화량을 늘렸다. 2016년에는 마이너스 기준금리 정책까지 도입했다.

구로다는 취임 직전에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취임 이후 통화의 양질적 완화 정책을 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구로다는 돈을 과감히 풀어 2년 이내에 2%의 물가 상승률을 달성하겠다고 장담했다. 이처럼 전례없는 현금 경기부양을 금융시장은 '구로다 바주카포'라고 환영했다. 돈이 엄청나게 풀리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는 급상승했다.

구로다는 2018년 57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구로다 총재가 재임한 지난 8년 반 동안 닛케이 주가평균은 2배 이상 올라 3만엔을 돌파했으며 일본 기업의 이익이 늘고 고용 여건도 개선됐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목표로 내세운 2% 물가 상승률 달성은 아직도 요원하다. 잠재성장률은 0.8%에서 0.2%로 추락했다.

구로다는 재임 초 일본 경제 부흥을 꿈꿨지만 여전히 경제는 불투명하며 2% 물가 달성은 갈 길이 멀다. 이에 따라 구로다 총재는 앞으로도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진단한다.

구로다 총재가 오는 2023년 4월인 현재 임기를 다 채운다면 그는 일본은행 총재로서는 총 3672일간 재임해 처음으로 1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총재가 된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뿌린 씨앗인 통화 안화 정책의 유산이라는 험한 바다를 헤쳐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