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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OTT 시장, 내년에 더 크게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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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OTT 시장, 내년에 더 크게 변한다

넷플릭스 1강 체제 위협할 글로벌 OTT 대거 진출…음원 저작권 요율 행정소송도 변수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신뢰는 더 커졌다. 그러나 조세 회피 논란과 망 사용료 갈등이 한국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미지 확대보기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두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신뢰는 더 커졌다. 그러나 조세 회피 논란과 망 사용료 갈등이 한국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국내 OTT 시장이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먼저 자리를 잡은 터줏대감들의 입지가 변하고 새로운 글로벌 강자가 잇달아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해외 OTT는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상태다. 특히 비영어권 콘텐츠 역대 최대 시청수를 기록 중인 '오징어 게임'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신뢰를 또 증명했다.
미국, 영국 콘텐츠인 '더 크라운'이나 '기묘한 이야기', '더 위쳐' 등이 회당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에 반해 ‘오징어 게임’은 회당 20억 원대 제작비로 최대 성과를 거뒀다.

이미 올해 7000억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후 내년에도 한국 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 하반기 '마이네임', '지옥', '고요의 바다' 등 대작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한국판 '종이의 집' 등이 내년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 넷플릭스는 조세 회피 논란과 망 사용료 갈등이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법인세를 28억 원만 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수수료 명목으로 미국 본사에 이전된 매출이 약 70%에 이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갈등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6월 1심에서 재판부는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각하하고 법원이 나서서 체결에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밝히며 사실상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는 이에 대해 항소심을 준비하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사용한 망 사용료를 내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망 사용료의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11월 12일에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출시된다. 출시 2년 만에 글로벌 1억 구독자를 돌파하며 넷플릭스를 위협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디즈니플러스는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한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마블 IP로 제작한 드라마에 관심이 커 출시 초창기에는 구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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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내년에 새로운 해외 OTT 2개 정도가 국내에 들어올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모 유명 영화번역가는 자신의 SNS에 "내년에 의외의 OTT가 2개 정도 더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번역가는 "자막 제작 수준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를 엄청나게 사들이고 있다"며 "한국에 진출한 OTT들이 보유하고 있던 콘텐츠 양과 비교해봐도 엄청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이 내년에 진출을 앞둔 OTT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국내 진출을 가시화했지만 시기를 정하지 않은 HBO맥스나 애플TV플러스가 유력하지만, 파라마운트플러스나 훌루, 피콕처럼 전혀 예상 밖의 OTT일 수 있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미국 CBS 계열의 OTT로 2014년 CBS올액세스로 출범해 올해 3월 파라마운트플러스로 이름을 바꿨다. 미국 유명 영화사 파라마운트픽쳐스와 형제회사로 '스타트렉', '미션 임파서블', '13일의 금요일', '클로버필드', '사우스파크' 등의 IP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당시 KBS에서 방영한 외화 '인피니트'가 파라마운트플러스 오리지널 작품이다.

훌루는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월트디즈니컴퍼니와 타임워너, 컴캐스트 등이 지분투자해 만든 OTT 서비스다. 미국의 주요 영화사, 방송사와 관계를 맺고 있어 유연하게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피콕은 NBC유니버셜의 OTT로 국내에서는 웨이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웨이브에서 서비스 중인 '닥터 데스', '러더포드 폴스', '베이사이드 얄개들', '펑키 브루스터', '걸스 파이브 에바' 등이 피콕 오리지널 작품이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해 아직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유니버셜 픽쳐스와 드림웍스의 IP를 활용하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글로벌 공룡들의 국내 진출과 함께 한국 OTT들도 내년에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가 주축이 돼 음원 저작권 요율 인상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이 해를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OTT 사업자들은 문체부가 지난해 OTT에 적용될 ‘영상물 전송 서비스’ 조항을 신설하고 각각 1.5%, 3.0% 요율을 적용하자 이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문체부가 음악저작권협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음저협은 넷플릭스가 내는 저작권 요율을 언급하며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OTT 사업자들은 문체부가 수정·승인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 개정안에 절차적·실체적 위법, 문체부 재량권 일탈 남용,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OTT 3사는 29일 2차 변론기일을 앞두고 있고 이후 소송을 제기한 KT와 LG유플러스의 첫 변론기일은 14일 열릴 예정이다.

이번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문체부의 손을 들면 국산 OTT 시장은 저작권 요율 인상에 따른 월 구독료 인상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이 경우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해외 OTT와 경쟁이 힘들 수 있다. 반대로 OTT 측의 손을 들면 저작권 요율 협상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