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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NSW주에 임박한 위드 코로나,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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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NSW주에 임박한 위드 코로나, 무엇이 달라질까?

- 3개월 이상 봉쇄겪은 뉴사우스웨일스주, 10월 6일 2차 백신접종률 70% 달성 -

- 신임 주총리 도미니크 페로테트, 인프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경제회생에 주력할 것 -

- 내수경기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2022년 -


2021년 6월 26일부터 시작한 호주 시드니 소재의 뉴사우스웨일스주(이하 NSW주) 지역봉쇄는 3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2020년 때보다도 더 길고 강도높게 시행된 지역봉쇄에 많은 시민들이 지쳐가고 개인 사업자, 특히 소매업, 서비스업 부문은 정부 지원 및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택 5km 반경 내에서만 이동이 허용되고 학교 수업과 경제활동은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로 대체됐다. 세 달 동안 슈퍼마켓에서 장보기, 운동하기, 식음료 포장, 약국 또는 은행 방문만으로 외부활동이 제한되었다.

2021년 NSW주의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 추이


자료: NSW주 보건부

다행히 NSW주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9월 11일 최고 확진자 수 1603명을 기록한 이래 9월 26일 1000명 이하로 감소했으며 이후 지속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9월 27일 NSW주정부는 성인 2회 백신접종률이 60%를 넘어섬에 따라 즉각 3단계 복구 로드맵을 발표했다. 각 단계의 시행 시점은 16세 이상 성인의 백신 2차 접종률 70%, 8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11일, 10월 25일 그리고 12월 1일이다. 일명, Freedom days. 호주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종식이 불가능함을 받아들이고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NSW주의 단계별 재개방 로드맵


그동안 주 내의 모든 상점이 영업을 중단해 호주 가정에서는 미용가위를 구매해 어설픈 실력으로 머리를 다듬거나 운동시설이 문을 닫아 야외 공원에서 본인들의 운동기구들을 가지고 나와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들의 가정 방문이 불가능하고 멀리 거주하는 가족들과의 왕래도 어려웠다. 주정부가 9월 둘째주가 되어서야 야외 피크닉을 5명까지 허용하자 날씨가 좋은 주말 공원에는 피크닉 대회가 열린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와 도시락을 가지고 모여들었다. 그렇다면 주정부가 내놓은 로드맵에 따라 호주 사람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먼저, 1단계인 70% 접종률 달성시점은 10월 11일로 시민들은 거주지 반경 5km를 넘어서까지 이동이 가능해지고 친구의 가정방문이 허용되며 야외에서는 20명까지 모일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소매점, 요식업, 운동시설, 극장이 운영을 재개하는 점이며 레스토랑과 미용실은 주정부가 로드맵을 발표하자마자 예약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내외 이벤트, 나이트클럽은 허용되지 않으며 주 내 여행도 1단계에서는 불가능하다.

2단계인 80% 접종률 달성시점은 10월 25일로 이벤트가 허용되고 2차 백신접종 완료자는 사무실로의 복귀가 가능해진다. 2단계의 가장 큰 변화는 주내 여행이 허용되는 점으로 겨울 내 지역 봉쇄에 시달린 주민들은 이미 가능한 범위내에서 국내선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서두르고 있다.

3단계는 12월 1일이며 백신접종률은 9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1일은 일명 Freedom day다. 가정방문, 야외 모임, 이벤트의 인원제한이 없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4㎡당 1명에서 2㎡터당 1명으로 완화된다.

각 단계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은 마스크 착용이다. 2단계까지는 실내, 대중교통 이용 시에 요식업 종사자들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고 3단계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만 의무가 아닌 것으로 바뀐다. 10월 6일, NSW주는 일일 감염자 수 594명을 기록했으며 같은 날 오후 성인 2차 백신접종률 70%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5일가량 앞서 달성한 것이다.


호주 내 다른 주들의 위드코로나는 언제?


반면, 멜버른 소재의 빅토리아주(VIC)는 상황이 NSW주와 반대가 되어 우려를 낳고 있다. 10월 5일 빅토리아주 신규 확진자 수는 호주 일일 최고 1763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호주 내에서 다른 주와의 출입을 상대적으로 더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퀸즐랜드주와 서호주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다행히도 델타 변이 확산이 되지 않았다.

지역별 감염확산의 양상은 다르나 호주 전역에서 백신접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21년 10월 5일 기준, 호주 전체16세 이상 성인 기준 1차 백신접종률은 80.5%, 2차는 58.4%를 기록했다. 주별 2차 접종률 순위로는 NSW주 69.1%, 수도준주 68.8%, 태즈매니아 62.1%, 빅토리아주가 54.5% 순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대규모 확산이 없었던 퀸즐랜드주와 서호주는 50.0% 미만으로 하위권이다.

호주의 백신접종률 현황(2021.10.5. 기준)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호주 보건부

이러한 주별 상이한 감염 확산 및 백신접종 속도는 주별 코로나19 관리 정책에서도 차이를 가져오고 있다. NSW주는 위드코로나를 맞아 주별 경계차단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퀸즐랜드주와 서호주는 반대입장이다. 서호주 주지사는 2022년이 되어서야, 퀸즐랜드주는 2차 백신접종률 90%를 달성해야 주 경계를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다보니 호주 내에서는 호주에서 싱가로프는 갈 수 있어도 시드니에서 브리즈번, 퍼스는 갈 수 없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호주 전역의 기업, 기관, 협회 대상 세미나 등 행사의 경우 개최도시에 따라 개최할 수 있는 조건과 여건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호주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행사들은 온오프라인 동시 행사로 개최되는 경우가 많다.

현지 무역관의 업무 수행에도 각 주별 코로나19 상황 및 주정부 정책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개월의 지역봉쇄 기간동안 바이어들과 소통하며 현지 내수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주정부 발표에 귀기울여 왔다. 델타 변이 확산이 심했던 7~8월 현지 바이어들은 신규 구매를 대폭 줄이거나 새로운 사업 계획 세우는 것을 주저하거나 연기했다. 무역관과의 대면 미팅이 어려워 모든 업무는 전화 또는 화상상담을 통해 이루어졌고 행사와 판촉전이 취소돼 샘플을 주고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9월 말이 돼 주정부가 개방 로드맵을 발표하자 현지 업체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당장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준비하는 데 바빠졌다. 10월부터 예정된 대규모 오프라인 전시회 및 박람회들은 줄줄이 취소가 우려됐었으나 이변이 없는한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호주로의 출장, 유학, 방문은 언제 가능해질까?


호주 연방정부는 전 국민의 2차 백신접종률 80%가 달성될 11월 말~12월, 일부 국가와의 국경 개방을 시사했지만 각 지역정부에 따라 관련 정책을 달리하고 있어 실질적인 국경 개방은 2021년보다는 2022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외국인의 자유로운 출입국보다는 해외에 체류 중인 호주인들의 인원 제한 없는 입국, 내국인의 해외 출국부터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인 자격으로는 유학생의 입국을 우선 허용할 전망이다. 출국이 가능한 국가들로 언론에 거론되는 곳은 싱가포르, 영국, 뉴질랜드, 미국 등이다.

호주의 백신여권 시스템은 11월 이후 운영 개시될 예정이며 NSW주는 호주에서 가장 먼저 자택 격리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승무원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했고 그 결과가 호텔 격리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해외에서 2차 백신 접종을 완료한 유학생들은 연말부터 단계적 입국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드니 도심 레드펀 지역에는 최대 650여 명의 유학생들이 안전하게 격리생활을 할 수 있는 숙소가 선정되기도 했다.

2022년 NSW주의 위드코로나 경제 및 교역 전망


NSW주 재무부에 따르면 델타 바이러스 확산은 9월 첫째주 기준으로만 주 경제에 110억 호주 달러, 한화 9조5300여억 원의 손실을 입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10월 5일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5년간 재무장관을 역임한 도미니크 페로테트가 새로운 주지사로 선출되었다. 도미니크 주지사는 먼저 주정부 차원의 위기 대응회의(Crisis cabinet)를 '코로나 및 경제재건 위원회(COVID and Economic Recovery Committee)'로 변경하고 위드코로나를 맞이할 NSW주의 경제 살리기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NSW주는 주요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들을 취소할 계획이 없으며 오히려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주 경제 회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백신접종률 확대와 함께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가고 개인사업자와 기업들의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데에 주정부 차원의 지원을 다함으로써 코로나 직후의 경제성장 반등을 이루겠다는 목적이다.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된 3분기 경제지표는 12월이 되어서야 발표될 예정이지만, 2분기 6월 말 기준 집계된 NSW주의 가계지출은 2.1% 상승해 다른 주 대비 가장 높았다. 호주 전체의 국내총생산은 2021년 1분기 1.9%, 2분기 0.7%로 2020년 3, 4분기 3.0%대 대비해 낮은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봉쇄 직후 호주 경기가 재활성화되는 것을 보여주어 이번 봉쇄해제 직후의 해당 지표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NSW주정부가 크리스마스, 여름 성수기 전에 총력을 다해 백신접종을 확대하고 봉쇄를 완화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역 측면에서, 아래 표를 보면 호주의 총교역액은 2020년 3분기부터 수출호조에 힘입어 지속 증가해왔다. 2020년 호주의 총 교역액은 전년 동기비 6.4% 감소했으며 수출은 2508억 달러(-7.5%), 수입은 2032억 달러(-5.0%), 무역수지는 47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원자재의 수요 증가가 총교역액 상승을 견인하면서 2021년 1분기 총교역액은 1354억 달러로 전년 동기비 27.3% 상승했으며 2분기 총 교역액은 1501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 전년 동기비 42.3%로 크게 상승했다. 특히, 2020년 하반기 호주의 수출은 철광석 수요 증가로 매 분기 상승해 2021년 2분기 총 수출액 888억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비 48.0% 상승했다.

2020~2021년 2분기 호주의 교역액 추이
(단위: 백만 달러)

자료: 호주 통계청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대호 수출 전년대비 21.6% 감소, 6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호주 내수경기 위축 및 물류대란이 주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2021년 1~8월 기준, 양국 간 교역액은 253억 달러로 이미 2020년 총 교역액을 초과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63.5% 증가했다. 대호 수출은 2021년 호주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2021년 1월부터 증가해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53.7%까지 증가했다. 2021년 1~8월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54.9% 증가해 58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호 수입은 국내 원자재의 높은 수요로 인해 2021년 2월부터 증가세를 지속, 2021년 1~8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66.3% 증가해 194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7, 8월 호주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내수 경기가 다시 정체하면서 대호 수출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대호 수입은 100%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對호주 무역실적
(단위: 백만 달러, %)
구분
2019년
2020년
2021년(1~8월)
총교역액
28,499(-6.0)
24,896(-12.6)
25,251(63.5)
수출
7,891(-17.9)
6,189(-21.6)
5,849(54.9)
수입
20,608(-0.5)
18,707(-9.2)
19,402(66.3)
무역수지
-12,717
-12,518
-13,553
주: 괄호 안은 전년대비 증감률
자료: 한국무역협회

시사점


우리 수출, 진출 기업들은 호주가 위드코로나로 정책 및 사회 기조가 바뀌더라도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공존하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지의 감염 상황, 정책 및 사회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 세부 가이드라인 및 백신 여권 등의 제반 환경들은 현지 국민들에게도 혼란스러울 만큼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1년 말이 되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의 현지 경제상황, 교역환경, 사회 분위기와 트렌드는 2020년과 달랐는데 2022년은 또 다시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대호주 수출, 진출 기업들이 대응하는 데에 어려움이 예상되나 온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과 디지털 교역활동은 그 대응 속도를 빠르게 하고 환경 제약을 없애 더욱 더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보수적인 호주의 분위기는 이러한 디지털 교역, 온라인 상거래가 확대되면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새로운 상품,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의 적용이 빨라졌다. 호주에서의 트렌드가 미국, 유럽 대비 2~3년 뒤쳐진다는 통설이 점점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호주 연방 또는 주정부의 집중 투자분야 및 현지 트렌드, 수요에 높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료: 호주 보건부, NSW주정부 및 보건부, 호주 통계청, 한국무역협회, 호주 현지 언론, KOTRA 시드니 무역관 인터뷰 및 내부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