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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 실내 시설 입장 시 코로나19 백신 증명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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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A, 실내 시설 입장 시 코로나19 백신 증명 의무화

- 실내 시설 입장 시 코로나19 백신접종 증명을 의무화하는 조례안, 최종 법제화 완료 -

- 한인 커뮤니티 포함한 LA 소매업계는 변화 대비 필요 -

미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향한 움직임에 큰 불청객으로 찾아온 ‘델타 변이’가 지금까지도 여전히 기승이다. 올해 7월부터 갑자기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델타 변이는 하반기를 맞이하는 미국 시장에 또 한 번의 확산 물결을 퍼뜨렸고, 바이러스 확산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 시즌을 앞두고 아직도 그 기세가 확실히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미국인의 백신 접종률 증가세도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가장 큰 한인 커뮤니티를 보유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이하 LA) 지역이 코로나19 백신 증명 의무화에 동참해 시선을 끌고 있다.

LA시, 11월 4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증명 의무화 시작


10월 6일 수요일, LA 시의회(LA City Council)는 레스토랑, 쇼핑센터, 영화관, 미용실, 네일 살롱 등을 포함한 실내 영업 시설 입장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조례안을 최종 승인했다. 당초 지난주로 예정됐던 이 표결은 시의회 내에서 대부분의 찬성 득표를 얻었으나, 최종 찬반 11:2로 일부 반대표도 있었다. LA Times에 따르면, LA시 12지구의 John Lee 시의원은 “해당 조례안은 너무 임의적이며 차후 백신 접종률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시의회의 승인 다음 날인 10월 7일 Eric Garcetti 시장의 서명으로 법제화가 완료된 이 조례안은 LA 커뮤니티에 크고 작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레스토랑, 쇼핑몰, 영화관, 살롱 등을 비롯해 커피숍, 운동 시설(Gyms), 박물관, 볼링장, 스파(Spa) 등 대부분의 실내(Indoor) 영업 시설에서는 소비자를 입장시키기 전 반드시 코로나19 백신 증명을 요구해야 한다. 이는 약 한 달 뒤인 11월 4일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LA시가 선포한 코로나19 팬데믹 비상사태 상황이 지속되는 한 특별히 정해진 종료 기간은 없다.

해당 규제가 적용되는 장소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음식이나 음료가 제공되는 영업 시설(레스토랑, 바, 페스트푸드점, 커피숍, 카페테리아, 푸드 코트, 양조장, 와이너리, 연회장 등), 운동 시설(체육관, 피트니스 센터, 요가·필라테스·사이클·댄스 스튜디오, 호텔 내 운동 시설 등), 엔터테인먼트 및 레크리에이션 시설(영화관, 콘서트장, 스포츠 경기장, 컨벤션 센터, 전시장, 박물관, 쇼핑몰, 볼링장, 아케이드, 놀이 시설, 수영장, 당구장, 게임센터 등), 퍼스널 케어 영업 시설(스파, 네일 살롱, 미용실, 이발소, 태닝 살롱, 스킨케어 살롱, 바디 아트 및 피어싱 숍, 마사지 숍 등)과 LA시 관할 공공시설의 실내 장소가 포함되며, 실내 공간이 없는 시설은 포함되지 않는다. 추가적으로, 5,000명 이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실외 이벤트(컨벤션, 회의, 콘서트, 전시회, 박람회, 나이트클럽, 스포츠 이벤트, 페스티벌, 퍼레이드, 테마파크, 워터파크, 놀이공원, 대규모 개인 이벤트 및 모임, 마라톤, 모터쇼 등) 또한 규제의 적용 대상으로, 이 역시 백신 증명 혹은 코로나19 음성 결과 증명이 필요하다.

소비자 및 방문자들은 위에 포함되는 실내 공공 및 영업 시설 입장 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이하 CDC)가 발행하는 백신 증명 양식인 ‘코로나19 백신접종 기록 카드(COVID-19 Vaccination Record Card)’, 백신 카드의 양면을 찍은 디지털 사진 파일, 허가를 받은 헬스케어 제공 기관의 백신접종 관련 서류, 주정부로부터 허가된 각종 디지털 백신 레코드를 제시할 수 있다. 종교 혹은 의학적인 이유로 백신접종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 해당되는 면제 증명 서류를 대신 제시할 수 있지만 실외 시설만을 이용해야 하며, 실내 시설 이용을 위해서는 최근의 코로나19 음성 결과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미국 식약청(FDA)에서 승인한(긴급 승인 포함) 백신 이외에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승인한 백신을 접종했다는 외국 정부기관의 관련 증명 서류나 디지털 기록 또한 유효하므로, 해외 방문객들은 이를 참고할 수 있겠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접종 기록 카드(왼쪽) 및 LA카운티에서 인정하는 디지털 백신 레코드의 예(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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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LA카운티 공공보건국 웹사이트(http://publichealth.lacounty.gov/acd/ncorona2019/vaccine/vaccinationrecords/#CAdigital)

해당 규제를 준수하지 않는 시설에 대한 단속은 11월 29일부터 이루어질 예정이다. 첫 번째 위반 시에는 경고 및 정정 조치만 취해지지만, 두 번째 위반 시에는 1,000 달러, 세 번째는 2,000 달러, 그 뒤부터는 위반 시마다 5,000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 외의 상세한 내용은 해당 조례의 전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clkrep.lacity.org/onlinedocs/2021/21-0878_ord_187219_11-08-21.pdf)

타지역의 백신 증명 규제들


LA시의 본 규제 시행에 앞서, 이미 유사한 규제를 도입한 지역들도 여럿 목격된다. 우선 LA시를 포함하는 상위 지역 단위인 LA카운티에서는 이미 지난달 비슷한 규제가 발효됐다. LA시의 규제보다는 강도가 다소 낮지만, LA카운티의 규제도 마찬가지로 1만 명 이상의 대형 실외 이벤트 및 대부분의 실내 영업 시설 입장 시 백신접종 증명 혹은 코로나19 음성 결과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LA시와 인접한 웨스트 할리우드(West Hollywood)시에서도 긴급 행정 명령을 통해 동일한 규제 도입에 나선 바 있으며, 이는 10월 11일 발효될 예정이다.

미국 전역에서 가장 먼저 백신 증명 의무화 규제를 도입한 곳은 바로 뉴욕시(New York City)다. 뉴욕시는 지난 8월 초 미국 내에서는 최초로 해당 규제 도입을 발표했으며,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뉴욕시의 규제는 지난 9월 13일부터 발효되었다. 뉴욕시는 주(State) 단위의 디지털 백신 레코드 프로그램과는 별도로, 백신 접종 및 테스트 결과 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자체 디지털 레코드 앱(App)인 ‘NYC Covid Safe’를 지난 7월 상용화한 바 있다.

뉴욕시의 코로나19 백신·테스트 레코드 앱을 소개하는 뉴욕 시의원의 트위터

자료: Mark D. Levine‘s Twitter(https://twitter.com/MarkLevineNYC/status/1420925262145986560)

뉴욕시 다음으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시와 뉴올리언스(New Orleans)시 또한 동일한 규제를 도입했다. 8월 둘째 주에 발표된 해당 지역의 규제들 역시 유사한 내용으로, 대부분의 실내 시설 입장 시 백신 증명이나 음성 테스트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이 같은 규제는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지만, 백신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남동부나 중부와 같은 지역까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시사점


9월 30일 현재 기준으로 LA카운티 내 65세 이상 인구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83%인 가운데, 12세 이상 전체 인구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7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본 규제가 더 많은 시민들의 백신 접종을 북돋기를 희망한다고 전한 LA의 Eric Garcetti 시장은 “팬데믹으로부터 유일한 출구는 더 많은 시민들의 백신 접종뿐”이라며, “이와 같은 새로운 규제로 인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약자를 보호하며, 우리 커뮤니티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반의 상황도 비슷하다. CDC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인구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현재 56.2%로, 백신접종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느린 편이며 아직까지 백신접종을 망설이는 인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체 코로나19 일일 확진 건수 트렌드를 살펴보면 9월 초까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뒤 점차 확진 건수가 줄어드는 양상이지만, 사망 건수 추이에서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진 못하고 있다. 10월 6일 현재 기준으로 미국 전역 일일 확진자 수는 10만 2,805명, 일일 사망자 수는 1,850명이다.

최근 2개월간 미국 코로나19 사망 건수 변화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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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DC 웹사이트(https://covid.cdc.gov/covid-data-tracker/#trends_dailydeaths)

미국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를 보유한 LA 지역의 이와 같은 새로운 규제 시행은 지역 내 다양한 업계 및 소비시장의 풍경을 한 차례 더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영업 시설에 자유롭게 출입하던 기존 환경과는 달리 입장에 앞서 증명을 제시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번거로움이 예상되며, 사업주 측면에서도 규제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부담이 예상된다. 그러나 델타 변이로 인한 또 다른 확산세를 적극적으로 타파하려는 보건당국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한인 커뮤니티의 우리 기업 및 사업주와 LA지역으로 진출을 준비중인 기업들은 해당 규제를 염두에 두고 관련 방침을 익히며 직원 교육을 진행하는 등 사전에 적절한 대비를 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Los Angeles City Council, LA City Clerk Connect, Los Angeles Times, KTLA 5,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Verywell Health, NPR, Mark D. Levine’s Twitter, LA County Public Health,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