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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정부, 아프간 철군 후 탈레반과 첫 고위급 회담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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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정부, 아프간 철군 후 탈레반과 첫 고위급 회담 개최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부 모습. 사진=현지 뉴스매체 Tagesschau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지도부 모습. 사진=현지 뉴스매체 Tagesschau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후 처음으로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탈레반으로부터 아프간에서 테러리즘 확산을 억제한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탈레반은 미국으로부터 인도적 지원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알 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20년만에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은 지난 9일~10일(현지시간)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간 재장악 이후 처음으로 미국 고위급 대표단과 회담을 가졌다.

탈레반 측에서는 아미르 칸 무타키 외교부 장관이, 미국 대표단은 국무부·국제개발처(USAID)·정보기관 인사 등이 참석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 회담에서 탈레반은 아프간 중앙은행에 대한 자산동결 등 제재를 풀어달라고 미국에 요청하고, 미국은 아프간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등 다른 극단주의 세력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요구했다.

탈레반은 테러세력에 대한 강경한 대응 입장을 표명하며 미국측의 요구를 즉각 수용했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회담 직후 이번 회담과 관련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고, 미국 역시 "솔직하면서 프로페셔널한(전문적인) 회담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탈레반은 회담 종료 직후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는 탈레반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미국과 대면 회담을 가지고 일정부분 성과도 거뒀음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반면 미국은 이번 회담이 탈레반을 아프간 지도부로 인정하거나 합법화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회담 직후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은 아프간의 안보와 테러 우려, 미국인과 외국인·아프간인의 안전한 통행권, 여성의 참여보장을 포함한 인권 등에 초점을 맞췄다"며 "미국은 아프간 국민에게 직접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탈레반의 말이 아니라 행동에 따라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원조 합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원조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조하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icho9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