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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또 오르는’ 인플레이션…세계경제, ‘완벽한 폭풍에 휩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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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또 오르는’ 인플레이션…세계경제, ‘완벽한 폭풍에 휩싸이나’

공급망 붕괴로 상품 배달을 받지 못해 텅 빈 소매점 진열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공급망 붕괴로 상품 배달을 받지 못해 텅 빈 소매점 진열장. 사진=로이터
전세계가 물가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이 산업 활동을 억제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국제기구의 진단도 나왔다. 이런 식으로 가면 인플레이션 '퍼펙트 스톰'(위력이 크지 않은 기상요인들이 함께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내는 상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의 소고기덮밥에서 런던의 프라이드치킨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세계 경제를 휩쓸고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큰 어려움을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코로나19 제한이 완화되면서 시작된 수요 반등은 공급망 병목현상을 심화시켰다. 기업들은 노동자, 선박, 심지어는 에너지까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

로이통신에 따르면, 영국 최대의 닭고기 생산업체는 "지난 20년 동안 영국에서 값싼 음식을 즐길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다.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이 두 자릿수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2시스터스그룹의 소유주 랜지트 싱 보파람은 "4달러의 닭고기로 4인 가족을 먹일 수 있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구 브랜드 이케아는 시장에 불어오는 '퍼펙트 스톰(완벽한 폭풍)'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선박을 임대하고, 컨테이너를 구매하고, 상품 경로를 변경하고 있다. 인터이케아의 존 아브라함슨 최고경영자(CEO)는 "이케아 제품의 약 4분의 1이 생산되는 중국에서의 수출 위기는 2022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북미와 유럽의 이케아 매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휴 대목을 앞두고 민간 부문에 도움을 요청했다. 바이든은 로스앤젤레스항이 롱비치항과 함께 24시간 작업으로 50만 개의 컨테이너를 하역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월마트나 타겟 등 대형 소매업체도 철야 작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저성장으로 물가가 가장 안정된 일본에서도 커피나 소고기덮밥 등 일본인들이 널리 즐기는 기본 품목의 가격 충격을 맞고 있다. 일본의 핵심 소비자물가는 지난 8월에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경제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최근의 가격 상승이 앞으로 몇 달 동안 데이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 아일랜드, 스웨덴은 인플레이션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계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의 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며 임금에 반영될 조짐은 없다고 반복했다.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올해 말까지 4%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ECB 목표의 2배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2022년에도 목표 물가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문제도 전 세계의 겨울을 암울하게 하고 있다. 중국 북부가 추워지면서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에너지 위기로 중국의 생산자 물가는 25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중국의 전력 위기는 애플 등에 납품하는 공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84달러를 웃도는 등 에너지 가격 안정화 조짐은 거의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월간 석유 보고서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은 산업 활동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 기관들은 공급망 병목과 생산활종 저하로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의 2021년 성장률은 당초 3.7%로 예측됐으나 2.4%로 하향 조정됐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