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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타트업 창업자 무보수는 옛날 얘기... 지금은 거액 보상패키지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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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타트업 창업자 무보수는 옛날 얘기... 지금은 거액 보상패키지 받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알렉스 카프 CEO. 사진=로이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알렉스 카프 CEO. 사진=로이터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창업자들은 과거 미국 기업의 관습을 따르지 않고 보수를 받지 않았다. 대신 성공하면 주식 가치 상승에 따른 부의 창출이 있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은 거액의 보조금과 급여 대신, 회사를 설립해 얻은 주식 가치 상승으로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가 됐다.

그러냐 요즘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무보수로 일하지 않는다. 거액의 보상 패키지를 수령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이 일상화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수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와 철학이 과거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특별 주식 보너스와 연봉 패키지가 오늘날의 추세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전통적인 미국 기업의 CEO보다 더 나은 보상을 챙기는 시대로 전환됐다.
창업한 지 3년된 스타트업 아처 애비에이션은 4인승 에어택시를 생산하고 있다. 아직 규제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지 못했지만 회사의 공동 설립자들은 지난달 9900만 달러의 특별 주식 상여를 받았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알렉스 카프는 작년에 애플 팀 쿡의 3억 7800만 덜러 연봉에 비해 거의 세 배나 많은 11억 달러를 받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인 굿Rx홀딩스의 두 공동 설립자는 회사가 2020년 9월 상장하기 전에 각각 2억 6700만 달러의 특별 주식보너스를 받았다. 이는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의 2억 8100만 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공기업 데이터분석업체 마이로그IQ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상장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보상 패키지 중 7개가 그 해에 상장된 스타트업 CEO들에게 돌아갔다. 이들 스타트업 창업자 중 5명은 국내 최대 기업을 망라한 S&P 500의 어떤 기업의 CEO들보다 더 많은 급여를 가져갔다.

올 여름 주식 거래 앱인 로빈후드가 상장하기 전, 창업 8년 된 회사의 공동 설립자들은 현재 가치로 약 6억 달러 이상의 주식 보너스를 2019년 챙겼다. 스쿠터 렌탈 스타트업 버드 글로벌은 설립자이자 CEO인 트래비스 밴더잰든에게 회사 지분 7.5%를 추가로 제공하는 새로운 보상 패키지를 주었으며 이 주식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상장될 예정이다.

이 같은 주식 보너스는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과는 달리 CEO들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분 외에 추가로 주어지는 것이다. 베조스는 기업공개 때 아마존의 지분 41%를 소유하고 있었고, 그 이후 어떤 추가적인 주식 보너스도 받지 못했다.
버드 글로벌 대변인은 밴더잰든의 급여 패키지의 4분의 3이 성과 목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굿Rx의 대변인은 공동 설립자들의 패키지는 "굿Rx의 사업 성공과 주가 상승과 관련해 공동 CEO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경영진이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을 지속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많은 급여 패키지의 특징은 단순한 주식 보상과 달리, 보너스의 일부 또는 전체가 성장 목표와 연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찬성론자들은 궁극적으로 회사의 가치가 증가해 모든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만 CEO도 추가 주식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