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제사)가 시작된 날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이 같은 기시다 총리의 행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정치인들이 공물을 봉납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신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차 집권해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했다.
아베 전 총리는 그 후 재임 기간에는 공물만 봉납하다가 퇴임 후에는 태평양전쟁 종전일과 춘계, 추계 예대제 때 매번 직접 참배하고 있다.
그는 추계 예대제를 앞둔 지난 14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000 명은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신사는 일본 우익 진영에는 신성시 되는 장소로 통하지만 일제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 사람들에게는 전범의 영령을 모아놓은 '전쟁신사'로 각인돼 있다.
류으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frind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