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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전문가들 “공급망 병목 현상, 인플레이션 상승, 내년까지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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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전문가들 “공급망 병목 현상, 인플레이션 상승, 내년까지 지속될 것”

미국 항만 컨테이너 하역장에 쌓인 컨테이너들.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플레이션 상승이 내년까지 지속돼 경제 성장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항만 컨테이너 하역장에 쌓인 컨테이너들.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플레이션 상승이 내년까지 지속돼 경제 성장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사진=로이터
공급망 병목 현상이 상품 가격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생산 활동을 위축시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부터 12일까지 67명의 비즈니스, 학계와 재무관련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예측한 결과, 이들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옮기고 있으며, 단기 경제성장 전망은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해
했다.

설문에 응답한 경제학자들은 평균으로 올해 12월 물가상승률을 5.25%로 전망했다. 이는 6월 이후의 상승률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율이 5%를 넘기는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다. 여러 기관들이 공급망 병목과 노동시장의 인력난, 경기부양 정책과 고삐 풀린 통화량이 인플레이션의 '퍼펙트 스톰(완벽한 폭풍,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응답자의 추정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내년 6월까지 3.4%, 2022년 말까지 2.6%로 떨어지겠지만 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10년 동안의 평균 1.8%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다. 미국 연방정부와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는 2%를 상한선으로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경제 성장 전망을 7월 조사의 7%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4분기 성장률을 5.4%에서 4.8%로 낮췄다.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 지출과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한된 공급에 대한 우려가 먹구름을 드리운다. 응답자의 약 절반은 공급망 병목 현상을 향후 12~18개월 동안의 가장 큰 위협으로 꼽았다. 25%는 노동력 부족을 들었따. 경제학자들은 또한 공급망 문제가 내년 내내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약 45%는 병목 현상이 해소되는 시점은 2022년 하반기 이후라고 추정했다. 다만 40%의 응답자들이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는 분위기다. 응답자의 8.2%만이 코로나19를 성장의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다만 일부 응답자는 코로나19가 향후 1년 정도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정상으로 강력하게 일어난 상품 수요가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았다. 경제가 재개되고 소비자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늘렸지만 공급이 따르지 못했다. 상품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콘스탄스 헌터는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가격 압박이 가라앉는 것은 소비자가 지출을 재조정하는 시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대로라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 이는 연쇄적으로 경제를 둔화시키고 경기 침체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설문에 응한 경제학자 5명 중 3명꼴로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은 가계 예산 압박을 받는다.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는 주식 시장에도 부담을 준다. 주택과 같이 이자에 민감한 산업을 위축시킨다.

KPMG의 헌터는 "2022년은 여러 면에서 혼란스러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성장률은 약 4%로 높겠지만 기업과 소비자는 오르는 인플레이션을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Fed 정책 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은 노동 시장은 안정될 것이고 인플레이션 목표는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므로 내년 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그룹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랜트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붕괴가 완화되더라도 주택 임대료 인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는 Fed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고착화된 것인지 판단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