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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열풍에 글로벌 OTT 韓 진출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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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열풍에 글로벌 OTT 韓 진출 속도

디즈니+ 이어 애플TV+·HBO맥스 출시 서두를 듯…中 OTT 가세
국내 OTT 콘텐츠 수급 비상…해외 시장 공략·성장 차질 생길수도

'오징어 게임'.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오징어 게임'.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기세가 여전히 대단한 가운데 15일 공개된 ‘마이네임’까지 글로벌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도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OTT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18일 기준 '마이네임'은 TV쇼 부문 글로벌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이네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PD가 연출하고 한소희와 박희순, 안보현 등이 주연한 액션 누아르 드라마다.
'오징어 게임'과 '마이네임' 외에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도 7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갯마을 차차차'는 17일 종영한 가운데 12.7%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인기가 계속 상승하면서 디즈니플러스를 포함한 애플TV플러스와 HBO맥스 등의 국내 진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디즈니플러스는 다음 달 12일 국내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앞서 14일 진행한 한국-아시아 미디어데이에서는 디즈니플러스가 서비스하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일부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과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 '무빙'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또 12월 방송하는 JTBC 드라마 '설강화'와 영화 '블랙핑크: 더 무비'의 글로벌 판권도 획득했다.

이 밖에 애플TV플러스는 지난 15일 오리지널 드라마 '닥터 브레인'에 대한 등급 심의를 신청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닥터 브레인'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균이 주연한 애플TV플러스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다.

업계에서는 애플TV플러스 콘텐츠의 국내 심의 작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정식 론칭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플TV플러스는 현재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가 현재 제작 중이지만,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저스틴 전이 연출에 참여했다. ‘파친코’에는 한국 배우 윤여정, 이민호, 정은채, 정웅인 등이 출연한다.

HBO맥스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작업하고 있진 않지만, 국내 출시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미 국내 통신사, 콘텐츠 기업과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며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이나 ‘DC 타이탄’ 등을 국내 소개한 바 있다.

최근 워너브라더스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DC 팬덤’에서는 워너브라더스와 HBO맥스가 DC코믹스의 IP를 활용해 제작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코믹스 팬이 많은 만큼 여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HBO맥스 역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양질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와 시너지를 낸다면 국내에 빠르게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피콕이나 훌루, 파라마운트 플러스 등 국내 알려지지 않은 OTT의 기습 진출도 예상할 수 있다. 한 국내 유명 영화번역가는 자신의 SNS에 “의외의 해외 OTT가 한국 진입을 준비 중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번역가는 번역 물량이 한번에 다량으로 풀린 것을 근거로 이 같이 전했다.

이처럼 글로벌 OTT들이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시장은 콘텐츠 수급 대란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웨이브와 티빙, 왓챠, 시즌 등 국내 OTT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에 뛰어들면서 이 같은 경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아이치이나 텐센트비디오 등 중국 OTT들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 콘텐츠의 판권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글로벌 OTT와 한국 OTT의 콘텐츠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해외 OTT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어차피 한국 콘텐츠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콘텐츠 수급을 위해 기존 작품의 글로벌 판권을 구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tvN 드라마 ‘지리산’의 국내 OTT 서비스는 티빙이 하지만 글로벌 OTT 서비스는 중국 아이치이가 한다. 다만 이 같은 협업이 이뤄질 경우 국내 OTT의 해외 진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왓챠는 일본 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웨이브도 ‘펜트하우스’를 앞세워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또 티빙 역시 라인과 협업해 일본에 진출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면서 양질의 콘텐츠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콘텐츠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OTT의 해외 진출길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