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홍원식 회장이 지분 51.68%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53.08%에 이릅니다.
남양유업의 오너가는 보유 주식에 대해 1주당 82만원 가량의 금액에 팔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남양유업의 주가는 공시일인 5월 27일 종가가 43만9000원으로 홍원식 회장과 오너가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 87%에 달합니다.
남양유업은 다음날인 5월 28일에는 상한가인 57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7월 1일에는 81만 30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홍원식 회장이 팔려고 한 가격인 82만에 근접했습니다.
그러나 홍원식 회장이 보유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넘기지 않고 남양유업 매각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남양유업의 주가는 곤두박질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남양유업 주가는 10월 18일 42만2000원으로 매각 공시일의 주가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홍 회장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94% 수준으로 올라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장에서 신뢰가 무너지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 매각과정에서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높은 가격에 지분을 팔수 있지만 소수주주는 지분을 매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불공정 사례를 근절하기 위해 M&A(인수합병)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액주주에게도 오너가와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해 오너가가 엑시트(주식 매각)할 때 소액주주들도 엑시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테리어 업체인 한샘도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소액주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인 IMM PE는 한샘의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30.21%의 인수에 나섰습니다.
IMM PE에 전략적투자자로 참가한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 5~6%를 인수하는데 약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업계에서는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IMM PE에 넘기는 가격이 주당 20만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매각 공시 당시엔 약 70%가량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는 셈입니다.
한샘의 주가도 매각 공시 당시의 시점보다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오너가의 경영권 프리미엄 독식에 허탈해하는 모습입니다.
일본과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3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할 때에는 일반주주(소액주주)의 주식도 매수해야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2017년 미국의 전기장치 전문업체인 하만(Harman)을 인수할 때에도 대주주 지분 이외에 소액주주의 지분을 전부 사들여 주식 100%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과다한 대주주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소액주주들이 지분을 함께 팔지 못한데서 빚어지는 소액주주들의 희생과 함께 경영권 매각 프리미엄을 최대주주가 독식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M&A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