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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내 깊어지는 중국의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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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내 깊어지는 중국의 영향력

- 브라질-중국 현재 경제적 결속관계 강화 -

- 브라질 원자재 및 인프라 사업에 집중, 최근 제조업·금융·서비스 등 부문 투자도 확대 -
- 전자제품·화학·자동차 부문 한국과 중국 경쟁 치열해질 전망 -

친미성향인 보우소나루 대통령 집권 이후에도 브라질-중국 협력 강화


2019년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브라질과 중국의 관계는 먹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국을 우선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많이 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어스가 창궐했고 시노백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중국을 자극하는 언급을 했다. 대통령 취임 초기만 해도 브라질의 경제가 미국 및 유럽과 가까워지고 중국과는 거리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있었지만 취임 후 수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브라질과 중국은 무역, 투자, 연구개발 등에서 전보다 협력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은 브라질에서 대두, 옥수수, 철광석, 육류 등 많은 원자재를 구매하고 있고 브라질 경제와 총수출에서 원자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브라질의 원자재 수출 확대는 중국이 견인하고 있다. 브라질 원자재 수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중국이 흡수한다. 자동차, 전자제품, 전력 등 다양한 업종의 중국회사들은 브라질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양국 교역은 역대치 갱신, 중국의 대 브라질 투자도 안정적


2020년 기준 브라질 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2.4%이며 브라질 수입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1.4%에 달했다. 참고로 중국의 수입에서 브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4%로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2020년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은 678억 달러였으며 수입은 348억 달러였다. 수년 전만 해도 브라질 교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최근 10년간 중국-브라질 간 교역액은 매년 갱신하고 있고 중국은 확고한 브라질의 제1교역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중국의 대 브라질 해외직접투자(FDI)는 2007~2020년간 661억 달러에 이른다. 2020년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액은 19억 달러로 2019년 73억 달러 대비 1/3로 감소했지만 2020년 3월 브라질 코로나19 전반적인 대 브라질 투자액이 감소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양국의 갈등이 투자액 감소의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중국기업들은 자동차, 인프라, 곡물 등 부문에서 핵심자산을 매입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자산업에서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기업들이 빠져나가는 자리를 중국기업들이 메꾸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도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등 서구기업들이 빠져나가는 공백을 틈타 중국회사들이 진출하고 있다.



양국 경제관계가 깊어지는 이유


양국 경제는 악어와 악어새 관계와 유사한데 브라질은 중국에 대규모로 원유, 곡물, 철광석 등 자원을 공급하고 중국은 브라질에 전자제품, 기계, 소비재, 비료 등 저렴한 공산품을 공급한다. 중국은 브라질의 고질적인 인프라 투자부족 문제도 해결해준다. 2007~2020년 중국이 브라질에 투자한 661억 달러 중 전력 관련 투자가 48%에 달한다. 중국 기업들은 교량, 항만, 철도 등 브라질의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대규모 투자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정부가 브라질에 빌려준 차관만 해도 2005~2019년 289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 미국, 호주 등에서도 옥수수, 대두, 철광석 등 많은 원자재를 구매하지만 서방국가와의 '정치외교 관계'가 현재 좋지 않고 미래에 관계가 개선된다고 해도 언제든지 다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브라질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전력, 항만 등 인프라 기업들이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로 확장해 나갈 때 브라질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브라질은 중국과 유사한 '대륙지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중국기업들이 진출하기 유리하다. 브라질은 철도, 송전망 등 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때 유사한 대륙환경에서 사업경험이 있는 국가나 회사를 선호한다. 브라질 연방정부나 주정부는 재정이 모자라기 때문에 인프라 사업 추진 시 양허(Concession)나 민자사업을 위주로 진행하는데 중국기업들은 자국 은행들의 저금리 대출을 받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최근 중국 전력기업들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브라질의 물가 관리에도 중국이 큰 역할을 한다. 중국회사들은 장난감, 위생용품 등 소비재부터 철강, 석유화학, 비료 등 B2B까지 수많은 제품을 저렴하게 수출한다. 브라질은 관세, 공업세, 유통세 등 높은 세금으로 악명이 높으나 중국제품의 제조원가가 워낙 저렴하다 보니 브라질에 유통되는 중국산 제품은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들어오는 제품보다 월등히 싸다.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과 유사한 상파울루 시내 중심의 '3월 25일(25 de Março)' 시장에 가면 중국산 장난감, 액세서리, 플라스틱 제품 등을 볼 수 있는데 상당수 매장은 중국인들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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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1

이러한 관계 때문에 브라질에 중국에 호의적이지 않은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겉으로 보이는 현상과 다르게 내부적인 결속관계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2021년 9월 중국을 '코로나19 발생국'이라고 비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과의 협력이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브라질에서 유통되는 백신 상당수를 중국산 시노백 원료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이 깊어지자 많은 브라질 학생들은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캄피나스 주립대학교(Unicamp)는 2015년부터 중국어 기초과정을 개설했다. 중국정부가 운영하는 중국어 및 문화교류 프로그램인 '공자아카데미(Confucius Institute)'는 중국어 과정에 커리큘럼과 강사를 제공한다.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브라질 학생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2015년 2학기에는 33명이 수업을 들었으며 2016년 2학기에는 학생수가 137명으로 늘어났다. 2020년 2학기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170명의 학생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중국어를 조금이라도 하고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지원자를 우대해 채용하는 중국 회사의 문화가 중국어 학습 붐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브라질 내 주요 사업


중국의 브라질 내 핵심사업은 농산업인데 중국은 브라질에서 대두, 옥수수, 목화 등 곡물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기계, 섬유, 비료, 자동차 부품 등을 브라질로 수출한다. 중국의 농산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은 매년 큰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브라질의 대중국 경상수지는 2020년 33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2007년 이후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2010년 투자액은 무려 13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 기업은 그린필드 투자보다는 브라질 기업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를 통해 현지 경험 및 노하우를 쌓고 유관분야로 확장해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은 2007~2020년 투자액 중 11%만 그린필드에 투입했고, 나머지는 브라질 혹은 브라질에 진출한 다국적기업 인수합병에 사용했다. 2021년 현재 중국기업의 브라질 내 사업분야는 농업, 인프라, 육류, 자동차, 에너지, 제약 등 다양하다.

① 농산물: 곡물/육류/펄프(종이)


브라질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은 2000년 초부터 급증했다. 글로벌 곡물기업 벙지(Bunge)의 부사장 앙젤리스 주니어(Angelis Junior)씨에 따르면 “중국은 2000년 초부터 경제성장, 중산층 확대에 따라 곡물, 육류 등 농산물 수요가 급증했고 대 브라질 수입을 점차 확대 했다”. 2010~2020년 사이 브라질의 농산물 수출은 763억 달러에서 1007억 달러로 약 31.8%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으로의 농산물 수출은 110억 달러에서 340억 달러로 무려 3배나 증가했다. 참고로 브라질의 전체 농산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34.01%다.

Itau BBA 은행의 길예르미 벨로치(Guilherme Bellotti)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대두는 브라질의 대 중국 수출액의 61.5%를 차지했고 브라질 대두 전체 생산의 48.5%, 수출액의 73%가 중국으로 향했다.” ADM 남미 영업이사 루시아노 소우자(Luciano Souza)씨는 “ADM의 2021년 수출액은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이 수요 증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언급했으며 “아크로 노르치(Acro Norte) 등 내륙에서 북부 항만으로 나가는 철도 건설, 미나스제라이스와 마라냥 주의 곡물 처리/보관 플랜트 인수, 산토스 항의 곡물터미널 증설 등 투자 확대가 대 중국 수출 증대를 견인했다”라고 덧붙였다.



루이드레퓌스(LCD)의 스니코비스키(Snitcovski) 중남미 담당이사는 “중국으로의 수출 증대에 힘입어 2021년 LDC의 대두 수출이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산토스항 곡물터미널 용량 2배 증설’, '마라냥 이타키 항만 내 곡물 터미널 건설', 브라질 북부항만에 ‘부유식 선적 크레인 설치’ 등이 대중국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대두뿐 아니라 브라질의 옥수수, 목화, 에탄올 등 수출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중국과 브라질은 브라질이 중국에 옥수수, 목화 수출 시 지켜야 하는 위생 프로토콜을 확정했다.

브라질은 소, 닭, 돼지 등 육류의 대중국 수출도 2010년 대 중반부터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16년 중국에 퍼진 아프리카돼지열병 이후 중국의 육류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고 중국은 브라질로 부터의 수입을 대거 확대했다. 더불어, 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라 중산층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은 소고기, 닭고기 등 육류소비를 늘리고 있다. 중국은 불과 2016년 브라질 육류수출의 11%를 차지했으나 2020년 이 비중은 27.7%로 증가했다. 브라질 최대의 육류회사 JBS의 회장인 바티스타 필류(Batista Filho)는 “2021년 1분기 JBS의 수출은 34억 달러인데 중국향 비율은 30.5%에 달하고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육류소비는 2030년까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BRF, 아우로라(Aurora) 등 타 육류회사들도 중국 내 사무소 운영을 통해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적인 셀룰로오즈(펄프) 생산 및 수출국으로 2019년 75억 달러를 수출했고, 이 중 중국향은 33억 달러에 이른다. 2020년 수출액은 60억 달러고, 이 중 29억 달러가 중국으로 향했다. 2021년 상반기에도 브라질은 32억 달러의 셀룰로오즈를 수출했고 중국 비중은 14억 달러였다. 중국의 가구, 휴지, 종이 등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브라질의 대브라질 셀룰로오즈 및 종이 수출은 향후 확대될 것이다.

브라질 펄프회사들은 증가하는 중국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6~2018년 180억 헤알을 설비건설(증설) 및 연구에 투자했고 2021~2024년에 집행될 투자액은 540억 헤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CMPC는 브라질에 플랜트를 운영하는 칠레 펄프회사인데 2020년 중국에 126만 톤의 셀룰로오즈를 수출했으며 2019년부터 중국 상하이에 영업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셀룰로오즈/종이회사인 수자노(Suzano)는 2007년부터 중국 상하이에 영업사무소를 운영하며 3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이 회사의 중국 수출은 회사 매출의 40~50%를 차지한다. 늘어나는 중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5월 수자노는 147억 헤알을 투자하여 '마토그로쑤두술주 히바스 두 히우 파르두(Ribas do Rio Pardo)'에 셀룰로오즈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2024년 완공).

클라빈(Klabin)은 20년 전부터 중국에 종이를 수출하고 있으며 2016년 이후로는 셀룰로오즈 수출을 시작했다. 2021년 기준 이 회사 생산량의 30~40%는 중국으로 수출된다.(연간 50만~60만 톤) 클라빈은 파라나주 오르티게이라(Ortigueira)에 플랜트를 운영하며 중국 등 신흥국 셀룰로오즈 수요 증대에 대비해 2019년 대규모 증설을 했다.

② 철광석/원유


중국은 기존 주요 철광석 수입국인 호주와의 정치 관계 악화로 2021년 들어 브라질산 철광석 수입을 확대했다. 브라질은 2021년 1분기 1억7450만 톤(276억 달러)의 철광석을 수출했는데, 그 중 중국으로 1억884만 톤(약 140억 달러)가 향했다. 철광석은 브라질의 대 중국 광물 수출액의 94%를 차지한다. 브라질 광업연구원(IBRAM)에 따르면 철광석 국제가는 2020년 1분기 91.04달러/톤에서 2021년 1분기 183.43달러/톤으로 대폭 상승했고 브라질 수출액 증대에 큰 기여를 했다. 브라질의 세계적인 철광석 회사인 발리(Vale)는 2021년 1분기 철광석, 니켈, 구리 등을 포함해 159억 달러를 중국으로 수출했다. 중국의 경기 회복과 높은 광물 국제가격이 브라질의 철광석, 구리 등 광물의 수출액 확대를 견인했다.

브라질 주요 철광석/제철회사인 CSN의 중국수출도 크게 증가했다. 2021년 1분기 CSN은 1070만 톤의 철광석을 중국으로 수출했고 금액은 90억 헤알에 달한다. 2021년 1분기 CSN이 중국으로 판매한 철광석 판매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200% 상승했다. CBMM은 브라질의 니오븀 광산을 운영하는데 중국회사들이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CBMM은 2021년 1분기 4만4200톤의 니오븀을 수출했고, 이 중 1만7800톤의 물량이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의 수요는 2020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중국은 브라질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기도 하다. 브라질은 2021년 상반기 61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는데 그 중 66%가 중국으로 향했고 수출액은 79억 달러에 이른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2021년 상반기 일일 33만9000배럴의 원유를 중국으로 수출했는데, 이는 브라질 원유 전체 수출액의 51%에 달한다.

중국은 수출을 넘어서 브라질 석유 광구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중국석유국제탐사개발공사(CNODC)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프리살(Pre-Sal) 산토스 메루(Mero) 광구'의 지분 10%씩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석유화공(Sinopec)은 포르투갈 에너지회사인 '페트로갈(Petrogal) 브라질 법인'의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투피(Tupi), 이라세마(Iracema), 베르바가웅(Berbigao), 수루루(Sururu), 아타푸(Atapu), 세피아(Sepia) 광구사업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중국석유화공은 스페인 엔너지기업 랩솔(Repsol)과 '랩솔시노펙(Repsol Sinopec)'이라는 법인을 설립했으며 알바코라레스치(Albacora Leste), 사피뉴아(Sapinhoa) 등 광구 개발에 참가한다.

③ 인프라


중국은 브라질 엔지니어링, 물류, 수처리, 전력 등 인프라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CCC)는 2016년 3억5000만 헤알을 투자해 브라질 건설회사 콘크레마트(Concremat)를 인수했다. 2014년 라바자투 이후 오데브레시 등 브라질 대형 건설사들은 부패혐의로 경영난에 빠지거나 신규 프로젝트에 진입하기 어려워졌으며 이 공백을 틈타 중국회사들이 들어오고 있다.

중국철도건설공사(CR20)와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는 바이아주 살바도르시와 이타파리카 섬을 연결하는 교량 민관합동사업(PPP)을 수주했다. 프로젝트 규모는 76억 헤알에 달하며 양허기간은 35년이다. 다리 길이는 12.4㎞에 달한다.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는 2018년 마라냥주 상루이스 항만 건설 및 운영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상루이스 항만은 완공되면 연간 2000만 톤의 물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머천트포트홀딩스(CM Port)는 28억 헤알에 2018년 파라나주 컨테이너 터미널을 인수했다. 2018년 거저우바그룹(CGGC)은 상파울루의 '상로렌소 수처리 건설/운영사업권' 입찰에 통과했다. 상로렌소 수처리 프로젝트는 상파울루 시에서 60㎞ 떨어진 이비우나의 저수지에서 물을 추출해 처리하고 83㎞의 배수관을 통해 상파울루 주 여러 도시에 상수를 공급한다.

국가전망공사(State Grid)는 브라질 전력 송전시장 진출을 통해 브라질에 첫발을 들여놓았으며 140억 헤알에 브라질 전력회사 CPFL을 인수하면서 발전 및 배전시장에도 진출했다. CPFL은 브라질에서 세 번째로 큰 민간 전력회사이다. 중국국가전력투자공사(SPIC)은 2017년 발전설비용량 1.71GW의 상시몽 수력발전소를 인수했고 리우데자네이루 가스화력발전 프로젝트인 '아수천연가스(GNA)' 지분의 33%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국가전력투자공사는 프루모(Prumo), 지멘스(Siemens),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과 함께 라틴아메리카 최대 가스화력발전소인 GNA1, GNA2를 건설/운영할 예정이다. 중국삼협공사(CTG)는 2013년부터 브라질에 230억 헤알을 투자하여 14개의 수력발전소를 인수했으며 프랑스 엔지(ENGIE) 다음으로 브라질에서 가장 규모있는 민간 전력 생산회사가 됐다.

④ 자동차/전자제품 등 제조업


중국 자동차 회사 체리(Chery)는 브라질 차량 유통회사 카오아(Caoa)와 카오아체리(Caoa Chery)를 설립했고 승용차 및 SUV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카오아체리의 브라질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2%다. 마르시우 알폰소(Marcio Alfonso) 회장은 “2022년은 2021년보다 매출량을 40% 성장시키고 45개의 새로운 매장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JAC모터스도 브라질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BYD는 2013년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캄피나스에 연산 2000대의 버스공장을 건설했다. BYD는 현재까지 브라질 정부에 60대의 전기버스를 공급했고 전기버스 생산을 차츰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그레이트월모터스는 2021년 8월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라세마폴리스에 위치한 승용차 공장을 인수했으며 픽업트럭과 SUV차량을 생산하려고 한다. 아직 브라질에서 중국 자동차의 존재감은 크지 않지만 투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시장에서 중국 전자제품의 영향력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20년 기준 브라질 가전제품 수입 중 중국의 비중은 48%로 1위인데 2013년 이 비율은 37.2%에 불과했다. 훔베르투 바르바투 전자공업협회(ABINEE) 회장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장비, 주파수 전환장치, 수동소자 장비들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레노보(Lenovo), 화웨이(Huawei), TCL모바일, PTV그룹 등 중국 전자기업들이 브라질에 진출해 있다. 중국 회사들이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컴퓨터, 스마트워치, 라우터, 스마트폰, TV 등 다양하다.

PTV그룹은 AOC와 필립스 브랜드를 인수했으며 TV, 컴퓨터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헤드폰 등 제품을 브라질 시장에 판매한다. 이 회사는 마나우스 경제자유지대에서 오디오를 제외한 전 전자제품을 생산한다. 판매량은 TV 100만~150만대, 컴퓨터 모니터 200만 대에 달한다. 메이디(Midea)는 주 종목인 에어컨을 넘어서 냉장고, 마이크로오븐, 세탁기/건조기 등 브라질 고급 홈어플라이언스 시장에 진입하고자 한다. 메이디는 캐리어(Carrier), 스프링저(Springer), 콤피(Comfee), 도시바(Toshiba) 등 주류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성장했다. 이 회사는 마나우스(Manaus)와 카노아스(Canoas)에 공장을 운영한다. 하이센스(Hisense)는 도시바의 티비(TV) 부문을 인수했는데 브라질 멀티레이저(Multilazer)와 합작해 브라질 내 프리미엄 티비공급을 확대하고자 한다.



⑤ 기타


중국 기업들은 브라질 금융, 스타트업, 통신, 제약(바이오) 등 산업에도 조금씩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업은 브라질 유선/무선/브로드밴드 등 통신인프라 및 통신설비 판매사업에 적극적이다. 화웨이는 브라질에 23년 전에 진출했다. 마르셀루 모타(Marcelo Motta) 화웨이 사이버보안 디렉터는 “화웨이는 브라질 네트워크 인프라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으며 브라질 4G 솔루션 중 절반은 화웨이가 공급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마나우스에서 고정 브로드밴드 장비를 소로카바에서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한다. 소로카바 공장 부속 연구소는 5G장비, 인더스트리 4.0 솔루션을 연구한다.

중국 BOCOM은행은 2016년 바이아 은행(Banco da Bahia)을 인수해 BOCOM BBM을 설립했다. 2020년 이 회사의 자산은 인수 당시보다 3배 증가했다. BOCOM BBM은 브라질 소비자가 중국 국채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상파울루주 국립 부탄탄 연구소는 중국 시노백에서 원료(API)를 수입해 코로나박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코로나박은 브라질에서 가장 먼저 공급된 백신으로 코로나19 감염률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부탄탄 연구소는 현지에서 원료(API)를 개발해 2022년부터는 '부탄탄박'이라는 백신을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중국 최대 차량 공급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은 2018년 6억 달러를 투자해 브라질 차량공유 스타트업 99택시를 인수했다. 99택시는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창업한 차량 공유업체로 브라질 40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있다. 99택시는 우버(Uber)의 강력한 경쟁자로 주로 택시 운전자들을 드라이버로 보유하고 있다.

시사점


브라질과 중국은 정치적 갈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점점 경제 상호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도 라틴아메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와 순조로운 원자재 공급을 위해 브라질에 많은 경제적·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중국이 공을 들이는 인프라, 제조업 분야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기업들은 비즈니스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며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다.

현재 브라질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은 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 부문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품질이 균등하거나 가격경쟁이 중요한 품목들에서는 중국기업들이 우세하며 한국기업들은 시장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앞으로는 자동차, 전자제품, 제약(바이오) 등 한국기업이 주도권을 가진 산업에도 중국 회사들이 진입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제조기업들은 중국기업들과 기술적, 브랜드 격차를 벌여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고 스타트업, 인프라, 금융 등 아직 우리가 진출하지 못한 산업에 진입하여 사업영역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중국이 우위에 있는 농업, 인프라, 통신분야에서는 중국기업과 협업하여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출처: G1, Valor Econômico, Valor Especial Brasil-China, 한국무역협회 자료, Estadao 등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