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그동안 중단했던 국제선 노선 운항을 속속 재개해 닫혔던 하늘 길이 다시 열리고 있다.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중단됐던 일부 해외 노선을 다시 시작하는 등 '위드코로나(코로나 19에서 벗어나 일상생활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항공업계가 국제선 수요 증가에 기대감을 품는 이유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체결 이후 늘어난 해외 여행객 수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66%에 이르러 ‘위드 코로나’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 늘어 ...국제선 항공권 매출액 69% 늘어
정부가 최근 사이판, 괌, 싱가포르 등과 트래블 버블을 체결하면서 해외로 가는 여행객 수가 부쩍 늘어났다.
트래블 버블은 일반인이 해외여행을 할 때 코로나19 방역 신뢰가 확보된 국가끼리 여행객 격리를 면제하는 제도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연내 사이판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은 4000명에 웃돈다. 한국과 사이판이 트래블 버블을 처음 체결한 뒤 한 달 간 이용객이 42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0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한국정부는 최근 사이판 외에 싱가포르와 두 번째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다. 사이판은 단체관광객에게만 트래블 버블이 적용하지만 싱가포르는 개인 여행이 가능해 여행객 수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20일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코리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9월에 판매한 국제선 항공권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가 9월과 8월 항공권 매출 실적을 비교해서도 9월에 29%가 늘어났다.
또 이베이코리아는 오는 12월과 내년 1월에 출발하는 항공권 평균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형항공사와 LCC, 국제선 수요 급증에 발맞춰 노선 증편
위드코로나로 해외 여행객 수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항공업계는 국제선 노선을 대폭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인천~하와이 노선에서 항공기를 일주일에 세 차례 띄울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주 4회인 인천~싱가포르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부터 주 2회 일정으로 인천~괌 노선을 증편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인천~사이판 노선에서 정기편 운항을 재개했다. 인천~사이판 노선은 현재 주 1회 토요일마다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여행객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 횟수를 주 2회로 늘리는 계획도 마련했다.
저비용 항공사(LCC)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5일부터 해외골프 여행객을 공략한 인천~태국 치앙마이 노선을 선보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치앙마이를 시작으로 방콕 등 태국 주요 노선을 올해 안에 운항 재개한다“고 밝혔다.
에어서울은 700일 만에 인천~괌 노선을 재개한다. 이번 노선은 주 2회 일정으로 오는 12월부터 시작된다. 에어서울은 앞으로 트래블버블 협정 체결 국가를 중심으로 국제선 취항을 늘릴 계획이다.
에어서울은 현재 운항 중인 부산~칭다오 노선에 더해 부산~괌, 부산~사이판 노선 등 부산발(發) 국제선 노선을 하나 씩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중대형 항공기 A330-300 기종을 도입하고 운영 훈련을 시작하는 등 국제선 재개에 대비한 준비에 돌입했다.
티웨이항공은 A330-300 항공기로 국내선과 중단거리 노선을 운영한 후 호주 시드니·크로아티아·미국 하와이주에 있는 호놀룰루·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체제에 맞춰 국제선 재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상황을 보고 국제선 확대도 추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으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frind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