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22)] 자식을 향한 무한대의 사랑 '아호, 나의 아들'

공유
0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22)] 자식을 향한 무한대의 사랑 '아호, 나의 아들'

이미지 확대보기
엠비씨그룹의 김흥도 감독은 사랑을 전파하기 위해서 영화감독을 한다고 한다. 보통은 낯이 뜨거워 그런 말을 잘 안하지만 그는 그 만큼 사랑에 대한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지난번 만남에서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오징어 게임'같은 영화를 해보라고 권했더니 살인 장면이 나오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김흥도 감독은 차라리 살인을 통하여 사랑을 보여준다면 그도 살인장면을 암시하는 정도는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중화권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금마장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아호, 나의아들'이라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택시를 운전하는 소시민 아버지와

의대에 다니는 형, 그리고 건달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3부자의 이야기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여 모범적으로 살아온 형은 거기에서 오는 지나친 중압감과 동생에 대한 미안함 탓에 자살한다. 그동안 양아치들과 어울리며 빗나간 생활을 하던 동생은 슬퍼하는 부모님을 보고 건달생활을 청산하고 세차장에서 일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버지와의 관계는 더욱 나빠지고 과거 동생 때문에 감방을 다녀온 어린시절 친구 건달은 그에게 마약운반을 대신해 빚을 갚으라고 강요한다. 아버지는 아들 몰래 건달을 찾아가서 돈을 주며 다시는 자신의 아들을 찾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건달은 아랑곳없이 친구를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둘이서 마약을 거래한다. 위험한 일은 동생을 시키고 밖에서 기다리는 아들 친구는 마약거래를 성사시키고 나왔을 때 사라지고 없었다. 마약 판 돈을 숨긴 아들은 나쁜 친구 녀석이 언제 나타날지 몰라 늘 불안에 떤다.

결국 영화말미에 아들을 걱정하던 아버지는 엄마에게 옛날 마약을 거래하는 날 아들 모르게 자동차로 아들 친구를 제거하였음을 이야기하고 오열한다.
이 영화에서는 살인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큰 아들이 자살하였다는 것도 짐을 정리하는 것 정도로 보여준다. 김흥도 감독은 아버지를 돌아가실 때까지 본인이 오십가까이 되어서도 아빠라고 호칭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 앞에서는 어린시절처럼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존재임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한다. 김흥도 감독은 아버지 앞에서는 아직 아빠라고 부르는 어린아이 같지만 대외적으로는 아버지의 눈에 대견스런 아들이길 원했다고 한다.

일본의 큰 회사에서 김흥도 감독을 초대해서 극진히 모시고 싶다고 해서 그는 아버지를 모시고 갔다고 한다. 누구보다도 아들이 출세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신 아버지 아니었던가?

회사 본사가 있는 도쿄로 초청받아 그야말로 공항에서부터 최고급호텔에까지 그야말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그리고 일본 회장과 중역들이 식사를 초대해서 최고급 일식집으로 갔다고 한다.

김흥도 감독은 아주 편한 여행복장인 반바지를 입었고 그것이 슈퍼갑으로서의 지위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흥도 감독 부친은 그런 복장은 예의가 아니라고 했지만 김 감독은 오히려 아버지께 자신은 그들을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격식을 안 갖춰도 된다고 큰소리쳤다.

김흥도 감독 부친은 일본측 중역들과 식사하는 동안 아들 복장에 대해서 급히 온다고 못 챙겨왔다고 하고 미안해하면서 식사는 거의 못하셨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혹시나 아들이 그의 복장 때문에 일본사람들과의 비즈니스가 잘못될까봐 아들 위하는 마음으로 노심초사하셨던 것이다. 자식이 잘되기만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연예인을 희망하는 자식들을 위하여 온갖 연관되는 자리에 나가서 접대하면서도 걱정하는 게 있다.

잘되면 부모 힘으로 캐스팅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자식들이 자존심 상할까 봐 거의 공통적으로 말한다. 저가 식사모셨다는 말을 자식들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