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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OTT 전쟁…韓 기업 해외진출 '아직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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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OTT 전쟁…韓 기업 해외진출 '아직 걸음마'

넷플릭스 이어 애플TV+·디즈니+ 내달 한국 출시…"국내 시장 경쟁 거세진다"
웨이브·티빙·왓챠, 일본·미국 등 공략…정부 지원에도 본격 진출은 '시기상조'

티빙은 일본 라인프렌즈와 협업해 2023년까지 일본과 대만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티빙 커넥트 2021'에서 양지을(왼쪽),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모습. 사진=티빙이미지 확대보기
티빙은 일본 라인프렌즈와 협업해 2023년까지 일본과 대만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티빙 커넥트 2021'에서 양지을(왼쪽),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모습. 사진=티빙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애플TV플러스까지 국내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한국이 글로벌 OTT의 격전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OTT 서비스는 해외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은 미흡한 수준이다.

애플은 다음 달 4일 애플TV플러스와 애플뮤직, 애플아케이드, 아이클라우드 플러스 등을 포함한 구독 서비스 애플 원을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등 애플 디바이스에서는 월 구독료만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또 SK브로드밴드도 같은 날 애플TV플러스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애플TV플러스의 출시일은 디즈니플러스 출시일보다 8일 빠른 것으로 올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OTT의 한국 진출은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 서비스를 내놓음과 동시에 양질의 한국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난달 17일 공개한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시청 가구 수가 1억4000만을 넘어서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출시와 함께 ‘너와 나의 경찰수업’, ‘무빙’, ‘그리드’ 등을 선보인다. 애플TV플러스 역시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이선균이 주연한 웹툰 원작 드라마 ‘닥터 브레인’을 한국 출시에 맞춰서 서비스한다.

글로벌 OTT의 잇따른 국내 진출로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한국 OTT들은 최근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티빙은 최근 일본 라인프렌즈와 협업하고 2023년까지 일본과 대만에 진출할 계획을 발표했다. 18일 있었던 ‘티빙 커넥트 2021’에서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2023년까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선진시장 진출을 완료하고 바로 미국과 유럽 등 10개국 이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빙은 최근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인 ‘환승연애’와 ‘여고추리반’ 등이 높은 화제성을 확보했다. 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와 ‘유미의 세포들’ 등 오리지널 드라마도 SNS를 통해 해외팬들에게 언급되고 있다.

CJ ENM의 IP와 제작 인프라를 이식받은 티빙은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웨이브는 그동안 동남아 진출을 꾀했으나 최근 미국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웨이브와 SBS가 공동 제작한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동남아 시장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해외 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아 최근 동남아 대신 미국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 측은 “여러 국가에 대해 진출을 검토 중이며 현재까지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방송사와 협업해서 제작한 웨이브 독점 드라마에 대해서는 해외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왓챠는 영화평점사이트인 왓챠피디아가 2015년 일본에 진출했으며 OTT는 지난해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한때 현지 앱마켓에서 5위권 내에 오를 정도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왓챠 측은 “현재 일본에서는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일본 외 추가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OTT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정부와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 예산도 확보했고 국내 OTT 연합을 통해 해외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의 일관된 입장으로 사업자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뿌리 내린지 얼마 안됐는데 해외 진출은 시기상조”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성과가 나오는 걸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웨이브와 티빙, 왓챠 모두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고 웨이브도 HBO와 피콕 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며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왓챠는 새롭게 론칭한 ‘왓챠파티’ 등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