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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3사 "美에서 한판 붙자"... 2025년 대격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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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3사 "美에서 한판 붙자"... 2025년 대격전 펼친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업계 '큰 형님' 위상 노려 공격경영
SK온, 포드 픽업트럭과 함께 거센 추격 나서
삼성SDI, 서두르지 않는 확실하고 치밀한 경영 행보 주목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지동섭 SK온 대표, 전영현 삼성SDI 대표. 사진=각 사 홍보팀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지동섭 SK온 대표, 전영현 삼성SDI 대표. 사진=각 사 홍보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을 확정해 오는 2025년 미국에서 이들 3사의 대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미국 픽업트럭 제조업체 포드와 손잡은 SK온,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배터리 시장을 재패하겠다고 공언한 삼성SDI 등이 각각 차별화된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배터리 3사가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는 시점은 2023~2025년이다. 이에 따라 이들 배터리 3사가 앞으로 3, 4년 동안 어떤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큰 형님' 지위 2025년에도 유지에 주력

배터리 3사 가운데서 가장 큰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에도 이 같은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 완성차 업체 GM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합작 1·2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투자 규모는 5조4000억 원이며 오하이오주(州)에 35기가와트시(GWh) 규모 1공장, 테네시주에 35GWh 규모 2공장을 건설 중이다. 오하이오주 공장은 2023년 하반기, 테네시주 공장은 2024년 상반기에 가동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이달 중순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40GWh 규모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공장부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2024년 1분기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州) 등에 40GWh 규모 자체 공장도 건설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은 배터리 3사 가운데 배터리 공장 규모가 가장 크고 세계 1위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테슬라는 중국 배터리 업체가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배터리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가격이 낮은 전기차 차종에 국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 품질로 평가 받는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지위가 앞으로도 탄탄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온, 포드와 손잡고 '넘버원 전기 픽업 트럭' 만든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 SK온은 지난 5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온과 포드는 각각 3조 원씩 총 6조 원을 투자해 연 60GW 생산능력을 미국 내에서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온은 현재 조지아주에서 총 22GWh 규모 1·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공장은 올해 하반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2공장은 2023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온은 지난 달 말 5조1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추가 공장은 테네시주에 43GWh 규모, 켄터키주에 86GWh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상세한 준공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SK온이 이 같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포드가 출시할 전기 픽업트럭 F-150의 사전 계약 주문이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9월말 기준으로 F-150 모델의 사전 예약은 이미 12만 건을 넘었으며 예약자가 앞으로도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배터리 후발주자 SK온이 포드와 손잡은 것은 '신(神)의 한 수'라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포드는 내년 초 F-150 1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3년 5만5000대, 2024년 8만대, 2025년에는 연 16만대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최고의 파트너와 손잡은 SK온이 앞으로 선두 배터리 업체들을 얼마나 빠르게 추격할 수 있을 지가 관전 포인트다.

◇삼성SDI, 가장 늦게 미국 진출했지만 '치밀한 경영행보' 기대돼


앞서 언급한 두 배터리 업체와는 다르게 삼성SDI는 아직까지 미국내 자세한 공장 부지 등 관련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SDI는 2025년 23GWh 규모 배터리 생산 설비를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 40GWh 까지 늘릴 방침이다.

삼성SDI도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았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크라이슬러, 이탈리아 피아트, 프랑스 푸조와 시트로엥이 합쳐진 다국적 완성차 기업이다. 여러 기업이 합쳐졌기 때문에 자체 브랜드가 총 14개에 이른다.

전기차 후발주자 스텔란티스가 테슬라, 포드 등을 따라잡으려면 과감한 공격 경영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모두 손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SDI가 다른 배터리 업체보다 신중하고 확실한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SDI가 앞으로 미국에서 어떤 경영전략으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공략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