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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경제, 미국과 중국 경제 규모 추월…공급망 중단으로 성장 둔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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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경제, 미국과 중국 경제 규모 추월…공급망 중단으로 성장 둔화 예상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유로존 경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완화와 백신 접종으로 여름부터 활발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G2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규모를 앞질렀지만, 공급망 병목 현상과 물가 상승이 향후 몇 달 동안 성장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은 유로존 19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 동안 계절조정 연율 9.1%로 전 분기와 거의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경제의 연간 성장률 2%와 중국 경제의 약 1%보다 매우 빠른 것이다.
유럽은 경제 침체의 수렁에서 거의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여전히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까지는 되돌아가지 못했다. 지난 분기부터 상승세가 본격화돼,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둔화 단계에 진입한 미국과 중국을 추월하게 된 것이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로존의 경우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에 의해 타격을 받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유로존 경제는 3분기에 2021년 2분기 대비 2.2% 성장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제조경제가 큰 유로존은 서비스가 경제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보다 국제무역에 더 많이 의존한다. 그 결과 유럽 제조업체들은 공급과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유로존 내 생산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유럽인들이 식당과 영화관으로 돌아오고 여행을 다시 시작했던 초기 소비증가 효과는 이제 사라졌다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밝혔다. 추운 날씨가 코로나19 감염 증가로 이어지자 일부 국가는 사회적 제한을 다시 도입하기 시작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로마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우리가 당면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알아야 한다"면서 "첫 번째 문제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의 위험이다. 노동 시장도 마찬가지다. 경제 회복의 핵심 리스크는 이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3분기 동안 유로존 경제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독일과 스페인은 뒤쳐졌다. 프랑스의 성장은 급격한 소비지출 반등에 힘입어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상황으로 복귀했다. 반면 스페인에서는 가계 소비의 감소로 성장이 여전히 억제되었고, 경제 생산은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약 6% 낮게 유지되고 있다.
프랑스 명품 회사들은 전 세계의 수요 증가로 큰 이익을 얻고 있다. 로레알의 경우 북미 지역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3% 증가한 94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페롤과 캄파리 주류 브랜드 제조사인 이탈리아 캄파리그룹은 소비자들이 술집과 식당을 대거 방문하면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독일의 경우 공급망 병목 현상이 국가의 대형 제조업 부문에 부담을 준 관계로 향후 6개월 동안 경제 생산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반도체 부족으로 큰 타격을 입었고, 일부 대형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주 동안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폭스바겐은 3분기 차량 인도량이 공급 병목 현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으며 이 기간 동안 1억 8400만 유로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높은 에너지 가격 또한 가계와 사업소득을 짓누르고 있다. 숙련된 장비와 노동자의 부족은 많은 산업에서의 생산을 방해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경제 전반의 비용 부담이 4분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면서 ECB는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통화부양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