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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생 순대' 진성푸드 "악의적 제보"서 "고객 사죄" 선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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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생 순대' 진성푸드 "악의적 제보"서 "고객 사죄" 선회, 왜?

비위생 환경 제조 영상 공개 뒤 처음 강경 대응 입장 이틀만에 사죄문 올려
거래중단·비난여론 압력에 위기 수습 나서...납품 받은 업체들 "우리와 무관"

'비위생 순대' 보도가 나온 직후 진성푸드가 지난 2일 내놓은 첫번째 입장문(왼쪽)과 이틀 뒤인 4일 올린 고객 사죄문의 일부. 사진=진성푸드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비위생 순대' 보도가 나온 직후 진성푸드가 지난 2일 내놓은 첫번째 입장문(왼쪽)과 이틀 뒤인 4일 올린 고객 사죄문의 일부. 사진=진성푸드 캡처
비위생 순대로 식품당국으로부터 제품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명령받은 진성푸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당사자인 진성식품은 일부 사실이 다른 점을 내세워 적극 해명하고 있지만, 비위생 순대를 납품받은 것으로 알려진 유명 대형 유통사들은 문제의 제품을 사용하지 않다고 서둘러 해명하며 '불똥 차단'에 나섰다.
◇ 고발 보도에 "악의적 제보…법적 대응" 강경 입장 이틀 만에 "고객에 사죄" 선회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TV방송을 통해 비위생 환경에서 제조된 진성푸드의 순대가 다수 업체에 유통됐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비위생 순대' 파동이 시작됐다.

공개된 TV영상에서 대형 순대찜기 아래쪽 바닥에 벌레들이 붙어 있거나 천장에선 떨어지는 물이 순대 속 양념당면에 섞여 들어가는 장면들이 고발됐다. 판매가 어려운 완제품 여러 종류를 한 데 갈아 넣는 모습도 소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날 순대 등 제조시설이 비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진성푸드를 불시에 조사한 결과 ‘식품위생법’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사항을 확인하고 관할 관청에 행정처분과 수사의뢰를 요청하고, 다음날인 3일 진성푸드의 39개 순대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를 명령했다.

방송보도로 파문이 일자 진성푸드는 즉각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방송내용은 과거에 근무했던 직원의 불미스러운 퇴사로 앙심을 품고 악의적인 제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뉴스를 내보낸 방송국을 상대로 반론보도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퇴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형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그러나 진성푸드는 이틀 만에 '사죄' 입장으로 선회했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과 거래처의 '손절' 움직임을 견디지 못하고 고객에 사과한 것이었다.

4일 박진덕 회장을 포함한 직원 일동 명의의 사죄 입장문에서 진성푸드는 "보도가 나가자마자 거래를 끊겠다는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억울하지만 낙담만 하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중략)...다시 일어서겠습니다. 고객님들과 소비자님들의 신뢰와 믿음을 되찾겠습니다"라고 호소하며 용서와 이해를 구했다.

◇ 위생 논란에 난감한 납품업체들 "우리도 피해자" 서둘러 선긋기

이같은 진성푸드의 입장 변화는 자사 순대의 납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마트, GS리테일,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유명 외식 브랜드들인 ‘동대문엽기떡볶이’ ‘죠스떡볶이’ ‘스쿨푸드’ ‘국대떡볶이’ ‘두끼’ ‘석관동떡볶이’ 등이 일제히 진성푸드 순대와 선긋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업체의 위생 문제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한 달여 전부터 판매를 중단했고 현재는 매장에 없다”면서 “식약처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공식품을 만드는 상품을 납품한 일부 업체가 사용한 원료 중에 진성푸드의 순대를 사용했다”면서 “방송 직후 편의점에 있는 상품들의 판매를 중지하고, 오프라인 물량은 전량 폐기했다. 고객들이 이미 구입한 경우에는 환불 조치를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거래 내역이 없는데도 진성푸드 홈페이지에 이름을 올라가 있어 공식적으로 내용증명을 요청할 계획이다.

외식업체 스쿨푸드도 4일 입장문을 내고 “스쿨푸드는 진성푸드와 지난 2014년 10월부터 진성푸드 제품을 납품 받았지만 2018년 5월부터는 거래 종료로 납품을 받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는 HACCP 인증을 받은 다른 업체의 순대를 납품 받아 사용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시점의 제품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두끼떡볶이 역시 “과거 2017년에 진성푸드의 순대를 일부 도입했으나 2019년 이후 두끼 전 매장에서는 진성푸드의 순대를 일체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