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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금융지주회장·행장들, 역대급 실적에 연임 되나··· “변수는 대선·징계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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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말 금융지주회장·행장들, 역대급 실적에 연임 되나··· “변수는 대선·징계 여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 이사 재임 연령 제한으로 용퇴 의사
손병환 농협금융회장, 정권 교체 이슈와 맞물려 임기 불투명
허인 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역대급 실적으로 안팎서 '인정'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뉴시스]

연말 금융권 인사 시즌을 맞아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및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가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들어 각 금융사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만큼 CEO 대부분의 연임이 유력 시 되지만, 대선을 비롯해 연령, 징계 등 변수들이 산적해 결과를 속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금융지주나 은행 CEO 중 임기가 끝나는 인사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허인 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이다. 이 중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당초 임기는 내년 3월 까지다. 하지만 이사 재임 연령 제한으로 회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됐다. 김 회장은 1952년생으로 내년에 만 70세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 지만,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최종 임기는 해당일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 총회일까지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 김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연임 의지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며 연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사실상 용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임기 및 연임 변수 [자료=본사DB]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임기 및 연임 변수 [자료=본사DB]

현재 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로 유력시 되는 인물은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비롯해 지성규 부회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다. 이 중 함영주 부회장은 하나·외환은행 통합 당시 초대 은행장을 맡아 두 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데 다가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현재 금융감독원과 중징계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같은 처분이 내려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중징계 취소에 성공하면서 승소 가능성이 커졌다.

지성규 부회장 역시 15년간 해외를 누빈 대표적 해외통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데다가 은행장 역임 경험도 풍부하다. 박성호 은행장은 지난 3월 하나은행장으로 ‘깜짝’ 선임된 인물이다. 지주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며 김정태 회장을 보좌한 경력이 돋보인다. 특히 IT계열사를 맡은 경험과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는 강점을 지녔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임기가 제법 남아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 이슈와 맞물리면서 임기가 불투명해진 경우다. 농협중앙회 산하에 있는 농협금융지주는 일종의 공기업적 성격을 지닌다. 중앙회는 설립부터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탓에 늘 정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해 왔다. 때문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은 새로운 인물로 바뀔 수 있다.

임기가 끝나는 지주 산하 은행 수장들의 향후 거취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은행 중에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허 인 행장의 경우 국민은행 최초로 4연임이 점쳐진다. 국민은행 내부 규정 상 은행장 연임 횟수에 대한 별도 규정은 없다. 올해 3분기 국민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인 2조2003억 원을 시현하는 등 실적도 좋다. 특히 허 행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금융 환경 변화에 잘 대응했다는 평을 받으며 윤종규 KB금융 회장으로부터의 신임도 두텁다. 은행권에선 허 행장의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본다.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권광석 행장은 우리은행을 호실적으로 잘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9867억 원을 시현하는 등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권 행장은 2020년 3월 은행장에 취임 후 올해 초 연임에도 성공했다. 실적은 물론 은행 업무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지주 및 은행이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쓴 만큼 실적만 놓고 보면 지주회장이나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며 “내년 정권 교체나 재판 등의 변수가 있지만,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고 금융사 별로 산적한 과제도 많다 보니 수장 교체가 모든 문제를 해결 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특별한 사고나 사건이 없으면 지주 회장이나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고 강조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