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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 대미투자 심장부' 조지아주 국회의원과 상생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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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SK 대미투자 심장부' 조지아주 국회의원과 상생 모색

최 회장, 미국 내 환경·일자리 문제 해결하며 함께 성장 제안
美·EU 거물급 인사와 잇따라 글로벌 경제 외교 펼쳐 ...SK, 친환경 과감한 투자 본격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민주)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민주)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61·사진) SK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국 투자 심장부인 조지아주(州) 정계인사와 만나 상생방안을 모색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최근 방문해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경제외교 행보를 펼친 후 귀국한 최 회장은 8일 한국을 찾은 존 오소프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만나 글로벌 스토리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스토리는 최근 최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화두 중 하나다. 쉽게 설명하면 SK가 글로벌 현지 이해 관계자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윈윈(Win-win)형' 사업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개념이다.

최 회장, "미국 내 환경·일자리 문제 해결하며 함께 성장"


최 회장은 9일 저녁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오소프 상원의원,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 대사대리 등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SK에서는 이완재 SKC 사장, 지동섭 SK온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오소프 의원에게 "SK그룹은 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미국 내 온실가스 감축과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 구축,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예정"이라며 "SK그룹의 미국 내 투자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미국 내 환경 문제, 일자리 문제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최 회장과 오소프 의원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한 한·미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지아주는 SK그룹이 대규모 투자로 설립한 생산 기지가 있는 곳이다. SK온(옛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부문)은 조지아주에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를 위해 현재까지 약 3조 원을 투자했다. SKC는 2023년까지 조지아주에 8000만 달러(약 930억원)를 투자해 1만2000㎡ 규모 반도체 글라스 기판 생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최 회장 "온실가스 문제, 벌금보다 인센티브가 효과 있어"

최 회장은 "SKC가 조지아주에서 생산할 반도체 패키지용 글라스 기판은 전력 소모량은 절반으로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량은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미래형 첨단 소재"라며 "SKC 글라스 기판과 SK-미국 완성차업체 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에서 생산할 차량 배터리 등 SK 그린 비즈니스는 미국이 2030년까지 줄여야 할 온실가스 배출량의 3.3%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탄소저감은 세계가 관심을 갖는 문제이지만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며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보다 온실가스를 감축할 경우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훨씬 효과가 있고 민간 부문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오소프 의원은 SK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포함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에 감사를 나타내고 "SK와 조지아주, 더 나아가 한미 양국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소프 의원은 'SK가 투자한 국가 혹은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SK 경영철학의 핵심'이라는 최 회장 설명에 공감하고 최 회장이 제안한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인센티브 시스템도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수소 등 그린 비즈니스에서 양국 간 협력과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 노력 등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오소프 의원과 회동한 만큼 이날 만찬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SK측은 전했다.

올해 34세인 오소프 의원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탐사보도 전문 언론인 출신이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해 미국 역할과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미국 정가의 차세대 주자로 알려졌다.

美·EU 거물급 인사와 잇따라 회동


최 회장은 올해 들어 미국을 3차례 방문하고 유럽도 가는 등 글로벌 스토리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과 7월, 10월 미국을 찾아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 회장단 등 미국 리더들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방안과 한국 기업의 대미투자 방안, 기후변화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계와 재계 인사들의 방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을 찾은 크리스 쿤스, 태미 덕워스,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최 회장을 만나 배터리와 반도체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10월엔 수소 에너지 선도기업 플러그 파워의 앤드류 J. 마시 최고경영자, 그리드 솔루션 기업 KCE 제프 비숍 최고경영자가 서린사옥을 방문해 최 회장과 그린 에너지 사업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강조하는 글로벌 스토리는 ESG 경영을 기반으로 서로 협력해 성장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세계 지도자로부터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SK만의 성장이 아닌 협력 국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빅립(더 큰 결실∙Big Reap)을 거두는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