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예상보다 높은 물가상승률, 당분간 지속”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번 회복기는 공급병목으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08.97로 전년 동월 대비 3.2%나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한국은행의 올해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훌쩍 넘겼다.

그는 “선진국의 빠른 백신 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 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반해, 일부의 생산·물류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이 총재는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정책 전환으로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카드지출액과 같은 고빈도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의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알 수 없는 불확실성(unknowable uncertainty)’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것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그는 “최근 공급병목이 전 세계적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는데,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다”며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활동 뿐만 아니라 소비패턴, 노동시장 등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내년은 우리 경제가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해 가는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