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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가 ‘홀로코스트’ 때문에 역풍 맞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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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가 ‘홀로코스트’ 때문에 역풍 맞은 이유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 사진=로이터

유대인 출신으로 스타벅스를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일으킨 입지전적 인물로 유명한 하워드 슐츠 전 최고경영자(CEO)가 설화에 휘말렸다.

스타벅스가 얼마나 ‘친 근로자적인’ 기업인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대인이 겪은 가장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비유로 든 것 때문에 거센 역풍을 맞고 있어서다.

나치 체제 하에서 박해를 받은 유대인 출신이 유대인과 관련한 비극을 노동조합이 불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부적절하게 이용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 뉴욕주 일부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이 노조 결성 찬반 투표를 앞두고 상황에서 터졌다. 이번 투표에서 노조 결성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 1971년 창립 이래 지속돼온 스타벅스의 무노조 경영원칙이 막을 내리게 된다.

◇슐츠 “스타벅스는 친 근로자 기업”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슐츠 전 CEO의 발언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노조 결성이 추진되고 있는 매장을 비롯한 인근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나왔다.

슐츠 창업자가 이날 마련한 간담회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사상 첫 노조 결성 찬반 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노조 설립이 성사될 경우 세계 최초의 바리스타 노조로 기록될 예정인 가운데 진행된 것이라 미국 경제계와 노동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슐츠의 발언은 스타벅스는 근로자들을 매우 배려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노조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현재 스타벅스 명예회장인 슐츠가 나치가 저지른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학살 사건으로 불리는 ‘홀로코스트’를 언급한 것. 홀로코스트란 나치 독일이 제3차 세계대전 중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자행한 대학살이다.

문제가 된 슐츠의 발언은 “당시 강제수용소에서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유대인은 담요가 모자라다보니 담요 한장을 다섯명이 함께 써야 했다”면서 “마찬가지로 스타벅스에서도 우리의 담요를 직원들도 나눠 쓰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왔다”는 대목.

그는 “스타벅스가 완벽한 기업은 아니다”면서 “매장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직원들을 위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노조 무력화 위해 홀로코스트 악용(?)


그러나 CBS뉴스에 따르면 슐츠의 발언이 있든 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노조가 결성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적인 사건까지 거론한 것은 지나친 처사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비나 두발이란 이름을 쓰는 트위터 사용자는 10일 올린 트윗에서 “노조 결성을 무력화하기 위한 선전도구로 홀로코스트까지 이용하는 것이라면 끔찍하다”며 슐츠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나 슐츠는 강제수용소의 유대인들이 인류애의 정신으로 담요를 나눠 쓴 것처럼 스타벅스도 인류애의 정신에 따라 창업 이래 건강보험 혜택 제공, 학비 지원 등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는게 발언의 취지였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주 버펄로에 소재한 스타벅스 매장 3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은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의 주관 아래 1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실시되는 우편투표를 통해 노조 결성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은 1만5000곳에 육박하고 전 세계적으로는 30만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창사 이래 노조가 결성된 적은 아직 없다.

버펄로 소재 3곳의 매장에서 노조가 결성될 경우 미국은 물론 전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미국 경제계와 노동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스타벅스 직원들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이미지 확대보기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자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서 스타벅스 직원들을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스타벅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