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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도 이제는 '브랜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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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도 이제는 '브랜드' 시대

포스코,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기가스틸’ 체제 구축
현대제철, 내진강재와 완성차에 특화한 ‘H 코어·H 솔루션’ 주력
동국제강, 국내 최고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 역량 강화해 기술 초격차

(왼쪽부터)최정우 포스코 대표,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 사진=각 사 홍보팀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최정우 포스코 대표,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 사진=각 사 홍보팀
소비재 뿐 아니라 산업재인 철강제품도 브랜드에 주력하는 시대가 왔다.

예전에는 브랜드화 전략은 소비자와 접점이 큰 소비재 기업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제품 못지않게 기업 이미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기업 브랜드가 매출 향상에도 기여해 전통적인 제조업은 철강업체들도 '브랜드'로 기업 알리기에 발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는 자사 철강제품에 대한 특성과 브랜드를 부각해 소비자 곁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꿈의 자동차용 강판' 기가스틸 100만t 체제 구축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기자동차 시대에 대비해 가볍고 강도 높은 ‘기가스틸’을 주력 브랜드로 삼았다.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한정돼 있어 경량화가 중요하다. 또한 전기차는 배터리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강도가 필수다. 기가스틸은 1mm² 면적당 100kg 이상 하중을 견딜 수 있어 기존 완성차에서 사용되던 알루미늄 소재보다 강도가 3배가 넘는다.

즉 기가스틸 두께를 3분의 1 이하로 줄이면 알루미늄 소재와 동등하거나 훨씬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으면서 철강 강도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기가스틸이 ‘꿈의 자동차용 강판’이라고 부른다.

포스코는 2017년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기가스틸 제조설비를 갖췄다. 이 설비를 통해 강판 두께를 최대 0.5mm로 얇게 펴고 폭은 1650mm까지 키워 경쟁업체가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을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기가스틸 제조설비를 꾸준히 확장한 포스코는 올해 9월 연간 1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학동 포스코 사장은 “기가스틸 100만t 생산체제 구축은 포스코가 전기차 소재 전문 공급업체로 세계 무대에서 우뚝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제철, 건축자재와 전기차 특화 제품으로 승부


현대제철이 추진 중인 브랜드는 내진강재 브랜드 ‘H 코어(CORE)’와 고객 맞춤형 완성차 소재 서비스 ‘H 솔루션(SOLUTION)’이다.

현대제철은 브랜드 관련 철강제품 생산라인을 별도로 조성해 운영하지 않고 기존 제철소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특화해 H 코어, H 솔루션과 같은 브랜드로 탄생시키고 있다.

2017년 모습을 드러낸 H 코어에는 ‘현대제철이 더욱 안전한 한국을 만들어 나가는 중심이 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H코어의 내진용 철강재는 지진 충격을 흡수해 지각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성능을 지녔다. 이 철강재는 일반 강재에 비해 에너지 흡수력·충격인성·용접성이 뛰어나다.

이 같은 특성은 상당량 외부 충격으로부터 거주자 안전을 높일 수 있어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 초고층 빌딩에 자주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H 솔루션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초고강도 경량차체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2019년 등장한 H솔루션은 고장력강·핫스탬핑 등 완성차용 철강제품을 포함해 성능, 원가,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물성·성형·용접·방청·도장·부품화를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다.

이를 통해 현대제철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완성차를 제작하기 위한 철강 제품 공급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 동국제강, 컬러강판으로 철강업계에 새 바람

동국제강은 2011년 국내 최초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을 선보여 철강제품과 디자인을 융합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컬러강판은 건물 외장재와 부엌 내장재 등에 주로 사용된다. 소비자들이 눈으로 자주 확인 할 수 있는 장소에 사용된다는 것을 파악한 동국제강은 럭스틸 브랜드를 앞세워 컬러강판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 동국제강은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설비인 연산 85만t 규모 부산 공장을 가동 중이며 국내 컬러강판 시장점유율 35%를 차지해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장세욱(사진) 부회장은 2030년까지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100만t 까지 늘려 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컬러강판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장 부회장은 럭스틸 외에도 디지털프린팅이 추가된 컬러강판 제품, 항(抗)바이러스 성능이 추가된 ‘럭스틸 바이오’, 20년 내구성이 보장된 ‘라미나’ 강판 등 다양한 제품을 브랜드화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도 톡톡튀는 브랜드로 차별화를 이뤄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며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철강의 강도외에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부응하는 '맞춤형 철강' 등이 계속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