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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號, 스판덱스 글로벌 경영 급물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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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號, 스판덱스 글로벌 경영 급물살 탄다

터키 스판덱스 공장 증설로 글로벌 경쟁력 키워
미국 공략에도 집중... "시장 지배력 높이겠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
조현준(53·사진) 효성그룹 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앞두고 미국, 영국 등 유럽 등지에서 해외 신사업 영토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를 통해 조 회장은 효성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첨단 기술과 품질 경영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야심 찬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이 일찌감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진두지휘해 만들어낸 '스판덱스 초격차'는 유럽 등 프리미엄 섬유 시장에서 효성그룹의 존재감을 키우는 첨단 병기 역할을 하고 있다. 초격차는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격차를 말한다.

효성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 사진=효성이미지 확대보기
효성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 사진=효성

◇조 회장, 터키 스판덱스 공장 증설로 글로벌 경쟁력 키워


1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 섬유소재 계열사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터키 수도 이스탄불 인근 체르케스코이 지역에 600억 원을 투자해 스판덱스 생산량을 연간 1만5000t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스탄불 스판덱스 생산설비 증설을 최근 마무리한 효성티앤씨가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 연간 생산능력은 약 4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증설은 최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의류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스판덱스 부문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 회장 결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스판덱스가 효성티앤씨 영업이익의 약 90%를 차지하는 효자이라는 점도 조 회장이 공격경영에 나서는 이유다.
합성섬유인 스판덱스는 원래 길이보다 5~7배 늘어나고 원상 회복률(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비율)이 97%에 이를 정도로 신축성이 뛰어나다. 이에 따라 스판덱스가 옷에 3~8% 정도만 들어가도 활동성과 구김 방지 등 옷의 기능과 성능을 높인다.

이처럼 스판덱스는 ‘섬유 산업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화학섬유 업계에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품목이다. 수영복, 스타킹, 여성 속옷 등 신축을 요구하는 의류에 스판덱스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스판덱스 인기에 힘입어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이 3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도 덩달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1999년 중국 공장을 시작으로 유럽 시장을 겨냥한 터키, 미국과 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브라질, 아시아 신흥국 시장을 조준한 인도, 아시아 전체 시장을 노린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갖춰 대륙별 생산체제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효성티앤씨는 1700만 달러(약 200억 원)가 투입된 베트남 동나이 기술 원사 생산라인 증설을 다음 달에 끝내고 12월에는 중국 닝샤에 2억300만 달러(약 2393억 원)를 투자해 진행한 스판덱스 생산설비 공사가 1년 만에 마무리 된다.

또한 내년 1월에는 브라질 스판덱스 생산설비(3900만 달러·약 460억 원)도 완공될 예정이어서 효성티앤씨는 올해 말까지 연산 1만t 규모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2만2000t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의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글로벌 섬유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선구안(選球眼)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효성티앤씨는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북∙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29개국에 110여 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또한 효성티앤씨는중국, 베트남, 터키, 브라질 등 전 세계 54개 무역 법인과 사무소, 36개 생산 법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과 판매망을 통해 글로벌 고객 목소리를 수집해 이를 제품 제작에 반영하기 위한 경영전략"이라며 "이는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와 타이어코드 등 효성 주요 제품이 글로벌 1위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는 터키 이스탄불 인근 체르케스코이 지역에 600억 원을 투자해 스판덱스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사진=효성이미지 확대보기
효성티앤씨는 터키 이스탄불 인근 체르케스코이 지역에 600억 원을 투자해 스판덱스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사진=효성

조 회장 "미국 공략에도 주력해 시장 장악”


조 회장은 지난 9월과 10월 글로벌 최대 시장인 미국을 잇따라 방문해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현재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인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州) 멤피스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적극로 대응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조 회장은 이달 초 효성중공업 첫 미국 생산기지인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도 방문했다. 당시 조 회장은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을 만나 효성그룹의 미국 사업을 위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조 회장은 “미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효성그룹이 놓칠 수 없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중심의 공격경영을 통해 미국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