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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천연자원 위해 북극 인프라 구축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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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천연자원 위해 북극 인프라 구축 앞장

불안정한 법적 제한‧군사 증강 등 도전도 만만치 않아
시베리아 동부에 100만 도시 건설…한‧중‧일 협력 기대

러시아는 천연자원 활용을 위해 북극 인프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는 천연자원 활용을 위해 북극 인프라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러시아는 2021년 초 북극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미래 성장전략 차원에서 북극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북극위원회는 북극 국가 간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1996년에 설립된 위원회로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 캐나다 및 덴마크(그린란드) 등이 회원국이다. 이 외에도 6개의 원주민 그룹이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는 가장 긴 북극 해안선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GDP에 대한 지역의 기여도는 12~15%로 러시아 가스의 80%와 석유의 17%를 포함한다. 수출의 거의 20%를 차지한다. 변화하는 안보 상황과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은 또한 모스크바에 북극을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해빙을 천연 자원 활용의 기회로 여기는 러시아는 북극에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선두 주자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악화되자 녹는 얼음이 기회만큼이나 도전이 되고 있다.
2020년에 발표되어 2035년까지의 포괄하는 러시아의 북극 정책은 ‘주요 국익’으로 정의되고 있다. a)러시아 연방의 주권과 영토 무결성을 보장하는 행위 b)북극을 평화, 안정, 상호 유익한 파트너십 영역으로 보존하는 행위 c)러시아 연방의 북극 지역의 인구의 삶의 질과 복지 증가 d)러시아 연방의 북극 지역을 전략적 자원 기지로 개발하고 러시아 연방의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사용 e)세계 시장에서 러시아 연방의 경쟁 국가 교통 통로로 북해 항로 개발 f)북극 환경을 보호하고, 러시아 연방의 북극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의 토착 지대와 전통적인 삶의 방식 보존 등을 담고 있다.

하지만, 북극은 러시아 개발의 프리즘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지역은 아니다. 여러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적 성격의 도전(북극의 불안정한 법적 제한, 군사 증강 및 외국 국가의 경제 활동 방해)을 극복해야 가능하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북극에 대한 비전을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북극을 개발하려는 과정에서 닥친 문제들은 다른 연안 국가들에게 새로운 안보 딜레마인 동시에 새로운 정책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을 높인다. 이해 관계자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후 변화,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경쟁, 새로운 해양 노선 개방 등 북극의 지역 경제 및 전략적 미래에 많은 요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북극의 기후 변화, 자원 추출 및 녹색 에너지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북극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보를 수년 간 알렸다. 2007년 이 지역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얼음 손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오늘날 이 지역은 전 세계의 3배에 달하는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 최신 유엔 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북극의 해빙이 2050년까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해빙 수준은 1000년 만에 여름철에 가장 낮다.

이 녹는 얼음은 동결된 지역에서 천연 자원의 탐사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러시아는 북극의 석유 매장량이 73억 톤, 응축수 27억 톤, 천연가스 약 55조 입방미터 등을 추산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 외에도 다이아몬드, 희귀 금속 및 해산물도 풍부하다. 이런 자원을 수송하는 해양 경로를 완화하면서 러시아는 이 지역 자원을 추출하는 국가 중 하나다. 기술적 한계와 코로나로 투자가 줄어든 가운데 탐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북극은 2035년까지 글로벌 LNG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러시아의 핵심 목표다.
러시아의 2035년까지 에너지 전략에 따르면 북극에서 개발 중인 석유 및 가스를 포함하여 생산되는 원유의 32%, 가스의 31%를 아시아 태평양으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북극 자원을 아시아 태평양 동쪽으로 수출을 늘리려는 것이 러시아의 중요한 의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연중 더 긴 기간 동안 NSR을 개방하면 계획은 실현될 수 있다. 분석가들은 석탄보다 이산화탄소가 거의 50%, 석유보다 30% 적기 때문에 천연가스 수출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상당수 국가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여 다른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려는 데 좋은 대체 에너지원이 된다.

한편, 주변 지역은 기온 상승의 부정적 결과를 목도하고 있다. 변경된 해류, 강렬한 열파와 더 극단적 겨울, 해수면 상승, 야생 동물 피해, 작물 수확량 감소, 아시아의 불안정한 몬순 패턴 등 북극 만년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기로 방출되는 메탄도 기후 변화를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가장 추운 지역에서 강렬한 열파를 경험하고 있으며, 인간의 거주와 경제 활동을 위협하는 산불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는 식량, 물 및 건강 안보와 관련된 의문을 제기한다.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환경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더 이상 기후 변화가 인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 없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파리협정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

국경 및 군사 활동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 연안에 새로운 안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2040년대 여름에 이 지역이 ‘얼음이 없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전 동결된 국경 지역이 노출됨에 따라 이 지역에서 국방 활동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북극 해안선이 가장 긴 국가로서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 2035년 전략에서 러시아는 ‘북극이 외국 국가들에 의한 군사 구축과 지역 내 분쟁 가능성의 증가’라는 과제를 포함시켰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 군사 활동은 장거리 폭격기 순찰, 해군 순찰, 핵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목적을 위해, 2014년 북부 사령부가 만들어졌다. 북부 함대는 녹는 북극의 군사적 수요에 대처하려고 용도 변경되었다. 북극에서 러시아 외교 정책의 목표는 ‘러시아 연방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냉전 시대의 기지와 비행장 몇 곳을 다시 개장했다. 이 지역 경제 활동속도가 점차 높아지자 NSR을 따라 운송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러시아는 두 개의 새로운 해안 방위 부서를 만들고 국경 통제를 수행하고 석유 및 가스 장을 확보하기 위해 국경 경비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항로가 생기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 항로가 생기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러시아의 군사 훈련 수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 훈련 활동은 2014년과 2015년 사이 15% 증가했다.

러시아 분석가들은 2035년까지 최소 40척의 선박이 배치될 것이고 이들 상당수는 핵추진 선박이 될 것으로 본다.

이런 러시아의 북극 지역에서의 군사력 강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관심은 아직 저조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조차도 여전히 뚜렷한 북극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러시아의 군사적 활동 대부분이 경계 방위와 국경 보호를 위해 고안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경제 자원 보호, 불법 활동 방지, 순찰 등 ‘소프트’ 안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해석을 하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서태평양과 남중국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갈등의 전반적인 위험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NSR을 통한 연결

북극 빙하가 녹는 가장 눈에 띄는 영향 중 하나는 NSR이다. 이 노선은 유럽과 동북아시아를 오가는 선박이 필요한 시간을 40%(또는 약 14일)로 줄여준다. 러시아가 북극의 석유 및 가스 분야에 투자함에 따라, 서쪽으로와 동쪽으로 자원을 운반하는 NSR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2024년까지 8000만 톤(2020년 3200만 톤에서)으로 환승을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현재 볼륨을 감안할 때 야심찬 계획이다. NSR에서 아시아로의 동쪽 연결은 현재 6개월 동안만 항해할 수 있으며, 러시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에서 얼음이 없는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까지 연중 항행을 가능하도록 하려고 노력 중이다.

2018년, 국가 원자력 공사 로사톰은 NSR 인프라를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기능을 보장하는 임무를 맡았다. 얼음 차단기 차량 확장, 수색 및 구조개선, 통신, 항만 인프라, 공항 건설, 철도 노선 건설 및 기상 예측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러시아는 2035년까지 북극을 ‘세계 시장에서 경쟁적인 국가 교통 통로’로 개발하려 한다.

국제 관계

북해항로는 ‘내부, 영토, 인접해, EEZ, 그리고 공해’를 포함한 다양한 상태의 해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러시아 상인 운송법에 따라 전체 NSR을 “단일 항법 체제”가 적용되는 단일 교통 경로로 간주한다.

한편, 미국은 쇄빙선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북극 지역에서 입지가 쇠퇴하고 있다. 또한, 환경 문제와 함께 인프라의 부족은 북극 활동을 제한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북극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국방부, 해군, 공군, 해안경비대의 새로운 전략 발표를 통해 지난 수년간 북극 정책을 부활시켰다. 또한, 북극 8개 국(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의 파트너(핀란드, 스웨덴)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캐나다,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다.

북극 지역에서 러시아의 움직임은 협력과 경쟁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북극은 큰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자원 추출과 해상 운송에서 이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북극 개발을 위해 외국인 투자가 필요하다.

◇러시아의 북극 개발 전략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극 개발 전략과 관련 시베리아 동부에 100만 이상 도시를 건설하려 한다. 이를 위해 중국과 일본을 비롯해 한국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북극 경로를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주요 연결고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푸틴은 2021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부 경제 포럼 본회의에서 “앞으로 한 세기 동안 절대적이고 장기적인 목표로 북극 개발”을 강조했다.

2022년 초까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북해를 경유하는 북부 노선을 조성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세계 수송의 주요 경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 등을 비롯해 전 세계의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