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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의장 파월 유임이냐 교체냐…바이든, 금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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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연준 의장 파월 유임이냐 교체냐…바이든, 금주 발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오른쪽)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오른쪽)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사진=로이터

미국은 물론 전세계 금융시장의 향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이 유임될지 여부가 수일 안에 결정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나흘 안에 차기 연준 의장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표가 임박했다는 언론의 최근 관측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파월 연준 의장이 유임되거나 교체될지 여부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두 후보를 각각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파월 의장을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교체키로 한다면 신임 후보는 언론에서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가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외에 검토 대상에 오른 후보는 없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두 사람 모두 유력한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경우에 따라 발표가 다음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연준 의장의 임기는 4년으로 차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된다.

◇美 상원 은행위원장 “두 후보 모두 자격 충분해”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임박했음은 연준 의장에 대한 인준 권한을 지닌 미 상원에서도 감지됐다. 민주당 소속의 셰러드 브라운 미 상원 은행위원장이 “두 후보 모두 훌륭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서 “어느 후보가 지명되든 우리는 인준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소속 의원의 폭넓은 지지에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어느 후보가 됐든 은행위원회 청문회를 통과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여 적어도 은행위원회 차원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을 수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브라운 위원장은 “두 후보 가운데 내가 선호하는 후보가 있고 이를 백악관에서도 알고 있다”면서도 그 후보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백악관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은 연준 의장 인준 투표권이 있는 여야 상원의원들을 잇따라 접촉하면서 어느 후보가 청문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더 큰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미 상원은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50석으로 팽팽한 구도다.

◇민주당내 파월 비토세력 변수될듯


그러나 브라운 은행위원장의 호언장담에도 두 후보의 상원 인준절차 통과 가능성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재임을 선택할 경우 공화당보다 민주당내 비토세력이 오히려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같은 민주당 소속인 조 맨친 상원의원을 비롯해 파월 의장에 비판적이었던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백악관 입장에서는 필수적이라서다.

맨친 상원의원은 민주당 중도파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정책에 제동을 걸어 ‘대통령보다 힘 센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미 의회 내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

백악관이 맨친 의원의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그가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맨친 의원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지명하기 전에 파월 의장과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던 개혁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WSJ는 백악관 경제팀 관계자들의 전언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재임 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은 결국 민주당내 파월 의장 비토세력의 입장이 어떻게 모아지느냐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파월과 브레이너드의 차이


파월 의장이 또다시 의장을 맡든 브레이너드 이사가 의장에 오르든 미국 중앙은행의 향후 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있을지가 전세계 금융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목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브레이너드가 새 의장이 되더라도 연준의 정책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WSJ는 “두 사람은 특히 인플레이션 문제와 기준금리 문제에 대해 거의 비슷한 견해여서 연준의 정책이 연속성을 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인플레이션 국면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파월 의장의 시각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파월 의장이 이번 달부터 테이퍼링에 들어간다고 밝히자 코로나발 경기 부양 정책에서 쉽게 발을 빼는 것에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WSJ는 금융규제 정책, 디지털 통화 정책, 기후변화 정책 등과 관련해서는 두 사람 사이에 일정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브레이너드 이사는 금융규제와 디지털 통화 도입에 파월 의장보다 적극적인 입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관료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 경제학자로 지난 2014년부터 연준 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