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MBA 출신 신입' 몸값 역대급으로 높아졌다

공유
0

[초점]'MBA 출신 신입' 몸값 역대급으로 높아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 졸업식 모습. 사진=와튼 경영대학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 졸업식 모습. 사진=와튼 경영대학원
이른바 ‘대규모 퇴사 사태’로 대변되는 미국의 고용시장 경색 와중에 MBA 출신 직장인의 몸값이 역대급으로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A는 경영전문대학원에서 밟는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이론보다 실무에 비중을 두고 교육한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컨설팅업계, 금융업계, IT업계 등을 중심으로 MBA 학위를 소지한 미국 직장인들의 연봉이 사상 최고 수준을 찍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인력 조정 국면이 끝난데 이어 고용시장 불안이 덮친 결과 고급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이 격화되면서 MBA 출신자에 대한 대우를 높이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MBA 출신자 연봉,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WSJ에 따르면 미국의 MBA 명문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과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올해 취업한 MBA 과정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이 15만5000달러(약 1억8400만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예년에 비해 5000달러(약 600만원)가 급증한 수준이라고 이들 대학원은 설명했다.

특히 와튼 경영대학원은 “졸업생의 졸업 직후 평균급여가 이 정도에 이른 것은 처음이라면서 취업에 나선 졸업생의 99%가 기업체로부터 채용 제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실상 졸업생 전원이 예년보다 월등히 좋은 조건으로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는 뜻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나온 듀크대의 후쿠아 경영대학원도 올해 졸업생의 평균 연봉이 지난해 대비 4% 증가한 14만1000달러(약 1억6800만원) 이상을 기록해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후쿠아 경영대학원의 셰릴 더크스 취업담당 부원장은 “경영대학원 출신을 뽑기 위해 업종과 상관없이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는 공급망 경색에서 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영 불안으로 MBA 출신 인재 확보에 나선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급인재 확보 경쟁 격화된 결과


특히 MBA 과정을 갓 졸업한 신입직원의 급여를 대폭 올리는 현상은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시티그릅을 비롯해 향상된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미국 월가의 금융업체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와튼 경영대학원의 메리앨런 라일리 부원장은 WSJ와 인터뷰에서 “모든 기업이 연봉 올려주기 경쟁에 나선 분위기”라고 밝혔다.

비영리 기관인 미국경영대학원입학위원회(GMAC)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미국 전체적으로 MBA 출신의 연봉은 일반 대학 졸업자에 비해 인상률이 높은 추세였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대다수의 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지난해 평균 연봉은 10만5000달러(약 1억2400만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GMAC는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런 추세라면 미국 전체 MBA 졸업생들의 졸업 직후 평균 연봉은 11만5000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여성 경영인 육성에 매달리고 있는 포르테재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똑같이 경영대학원을 갓 졸업한 경우라도 남성과 여성 사이에는 연봉 격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르테재단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MBA 학위를 따고 갓 취업한 남녀 직장인들을 조사한 결과 여성의 평균 연봉은 14만7412달러(약 1억7500만원)로 전년 대비 39%나 증가했지만 남성에 비해서는 20%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