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로부터 15개월 후인 현재까지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등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 폴리티코는 18일(현지시간) 개발은 빨랐지만, 승인 과정에서는 밀린 스푸트니크V 백신이 처한 상황을 짚었다.
의학전문저널 랜싯(Lancet)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은 감염에 91.6%, 중증 질병에 100% 효과가 있다고 분석됐다. 하지만 EU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에서도 보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 백신을 후원해온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재확인되면 회의론자들이 틀렸다는 게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대표는 그러면서 “스푸트니크V 백신이 어느 나라에서든 문제를 일으켰다면, 이미 폴리티코 등의 신문 1면에 (관련 기사가) 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방 언론의 편향된 보도와 서구 거대 제약업체의 반발을 거론하며 저격했다.
WHO 등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자들은 다른 백신 접종자에 비해 미국 여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미국이나 스페인처럼 WHO가 승인한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하는 국가에 입국할 수 없다.
이런 점을 거론한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스푸트니크에 대해 차별하는 국가는 15개국”이라며 “100여개국은 스푸트니크V 백신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은 WHO가 연말 이전엔 스푸트니크V 백신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HO 조사단은 12월 초까지 백신 제조 시설을 점검하기로 했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일부 생산 지연이 71개국의 보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이 백신에 대한 회의론을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근 스푸트니크V에 대한 타격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에서 나왔다.
스푸트니크V 백신의 2회차 접종에서 남성의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긴급사용 승인이 거부된 것이다.
남아공은 HIV 보균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RDIF는 이런 우려 제기에도 "위험군에서 HIV 전염 증가와 백신 접종에 연관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