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 SKC-대상과 손잡고 '썩는 플라스틱' 만든다

무역·상사 업무를 하는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이 '썩는 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친환경 소재를 만든다.

LX인터내셔널은 SKC, 대상과 함께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 생산·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에코밴스(가칭)을 설립한다고 23일 밝혔다.
PBAT는 자연에서 산소, 열, 빛과 효소 반응으로 빠르게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이에 따라 이 플라스틱은 땅에 묻으면 6개월 안에 자연 생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이는 비닐 봉투, 위생장갑, 빨대, 농업용 필름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LX인터내셔널은 22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고강도 PBAT 생산과 판매 합작법인 설립에 360억 원 출자와 지분 20% 취득을 결정했다. SKC는 23일 이사회 이사회를 열고 기술 출자 790억 원을 포함해 총 1040억 원을, 대상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4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합작법인은 오는 2023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산 7만t 규모의 국내 최대 PBAT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시설 규모는 세계 두 번째 규모다.

3개 회사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글로벌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친환경 소재 분야 메이저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를 세워 각 사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은 60년 이상 쌓아 온 해외 마케팅 역량과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생산된 제품 판매를 책임진다. SKC는 고강도 PBAT 양산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제공하고 대상은 바이오 기반 PBAT 원료를 공급해 친환경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합작법인이 생산하는 고강도 PBAT는 잘 찢어지는 기존 PBAT 단점을 보완해 일반적인 플라스틱 수준 강도를 가지고 있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과 같은 기존 플라스틱 제품 대체재가 될 전망이다.
생분해 소재 시장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폐플라스틱 이슈 확산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을 본격화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25만t 규모였던 글로벌 PBAT 시장은 2025년 약50만t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번 합작 투자를 통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 원료, 소재 분야 사업 기회를 선점하게 됐다"며 "이를 기반으로 연관 품목과 전후방 영역으로 진입을 검토하는 등 추가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