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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빠진 이순자씨 '전두환 과오 사죄'...5.18 책임 끝까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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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빠진 이순자씨 '전두환 과오 사죄'...5.18 책임 끝까지 외면

27일 발인식서 유족 대표 입장 발표 "남편 재임 중 고통·상처받은 분들께 대신 사죄"
5.18은 재임 전 일어난 사건, 사죄 범위 포함 안돼...측근도 '5.18 사죄 아니다' 확인

지난 23일 숨을 거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이 열린 27일 서울 서대문 연세 세브란스병원에서 부인인 이순자(앞줄 가운데)씨와 유족들이 발인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3일 숨을 거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발인식이 열린 27일 서울 서대문 연세 세브란스병원에서 부인인 이순자(앞줄 가운데)씨와 유족들이 발인식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숨을 거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가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를 빼놓았다는 점에서 ‘진정성 없는 사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씨는 2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전 전 대통령의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오늘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깊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 씨는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사죄의 변을 대신 전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생전인 지난 1988년 11월 백담사로 떠나기 전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간략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어 2013년 9월 장남인 전재국 씨가 전씨 가족의 미납 추징금 납부계획서를 내는 검찰 출석자리에서 사죄 입장을 역시 짤막하게 언급한 적은 있었다.

전씨 장례식에서 부인인 이 씨가 직접 ‘고통받고 상처입은 분들’이라고 거론하며 사죄한 것은 전씨 일가에선 처음이다.

그러나, 이순자 씨는 사죄 말에서 대상을 5.18 관련 피해자라고 하지 않은데다 ‘남편의 재임 중’이라는 기간으로 한정시켰다는 점에서 ‘5.18 피해자’나 ‘광주지역사회’를 향한 진정한 사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광주민주화운동이 신군부의 무력에 진압된 이후 1980년 9월 1일 대통령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이 씨의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 범위에는 5.18 피해자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씨 측 인사인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도 이날 기자들이 이 씨의 사죄를 5.18단체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에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순자 씨가) 5·18 관련해 말씀하신 게 아니다. 분명히 ‘재임 중’이라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5.18 사죄가 아님을 밝혔다.

민 전 비서관은 오히려 “재임 중에도 경찰 고문으로 죽은 학생들도 있지 않았나”라며 설명하며 우회적으로 ‘5.18 사죄’라는 일부의 해석을 부인했다.

이같은 전씨측의 사죄 표명에 5·18광주민주화운동단체들은 5·18을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일제히 비판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발인을 앞두고 그냥 한 의례적인 말이지 그걸 사과라고 해선 안 된다. 누구에게 사과하는 지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5·18유족회도 전씨 가족이라도 진정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씨의 발언은 ‘여전히 반성 없는 태도’라는 점을 비판했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