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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로나 여파로 고객 재인식 확산…‘최고고객책임자(CCO)’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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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로나 여파로 고객 재인식 확산…‘최고고객책임자(CCO)’ 뜬다

IBM 기업가치연구소(IBV)의 글로벌 CEO 설문조사 결과. 사진=IBM
IBM 기업가치연구소(IBV)의 글로벌 CEO 설문조사 결과. 사진=IBM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최고고객책임자(CCO)’라는 새로운 직책을 최근 도입했다.

CCO는 고객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기업 내 최고 부서장으로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맥도날드에서 CCO란 직책을 처음으로 설치한 것은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CCO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최근 조사에서도 똑같이 확인되고 있어 향후 기업경영의 새로운 추세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코로나 사태 계기로 고객 중요성 재인식 확산


CCO라는 직책이 이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전례가 없는 사태를 계기로 시장 환경이 급변한 결과 기업경영의 무게중심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중심에서 현장의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옮겨가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코로나 사태 이후 고객들이 어떻게 급속히 달라지고 있는지를 먼저 달려가 파악해 기업 경영이 좀더 고객 친화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의 행보가 고객의 행보와 따로 놀지 않도록 이끄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진 CCO에 부여된 업무다.

CNBC에 따르면 맥도날드에서 미국 최대 약국 체인 CVS헬스, 미국 굴지의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언더아머, 미국의 식자재 도매 체인 유나이티드내추럴푸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에 걸친 주요 기업들에서 코로나 사태를 전후해 CCO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CNBC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고객 만족에 관한 업무는 현장 부서에서 경영진으로 보고가 이뤄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고객 문제를 전담하는 책임자를 두고 이 임원으로 하여금 전사적인 대 고객 업무를 총괄하게 하고 좀더 고객들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방식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오기 레이 고객만족 담당 부사장은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제품 개발이나 판로 개척에 초점을 둔 경영을 해왔으나 이제는 기업 경영의 초점이 고객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사회적으로 시행되면서 고객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 기업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글로벌 CEO 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 확인돼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고 유통망을 잘 구축해놓아도 기업의 최종 목적지인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면 결국 소용 없는 일이라는 인식은 실제로 CEO들 사이에서도 널리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다국적 기술 및 컨설팅업체 IBM 산하 IBM 기업가치연구소(IBV)가 영국의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와 함께 전세계 50개국에서 23개 산업분야에서 활동 중인 3000명의 CEO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라는 주제로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CEO들은 대 고객 관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룹, 제품 개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룹, 기업운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그룹 등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가 됐는데 고객 문제를 가장 중시하는 그룹의 비중이 50%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개발 중심적 사고를 하는 그룹은 30%, 조직운영을 중시하는 그룹은 20%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객 중심 경영 방식을 추구한다고 밝힌 CEO들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온라인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일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응답이 다른 유형의 CEO들보다 50%나 많았다.

이들은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고객이 만족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어떤 경우에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것을 제공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지금은 필요한 때”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