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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 “국민에게 친숙한 통계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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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 “국민에게 친숙한 통계 만들고파”

국민들 입장에서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이해되는 통계 만들어야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폭등 이슈로 각종 금융 통계 관심도 높아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 [사진=본사DB]이미지 확대보기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 [사진=본사DB]
“금융 통계를 어렵게 보시는 분들이 많다. 통계를 보다 쉽게 전달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본 기자와의 인터뷰를 시작 하면서 처음 던진 화두다.

공식석상에서 송재창 팀장은 가계 신용이나 금융기관의 가중 평균 금리 등 금융 통계를 또박또박 브리핑하는 냉철한 전문가다. 반면, 사석에서 그는 자신의 브리핑이 청중들에게 어렵게 인식되지 않았는지 '전전긍긍' 하는 우리의 이웃이자 삼촌 같은 사람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그 중 금융통계팀은 각종 통화지표, 수신통계, 금리지표, 가계 부채나 유동성 등을 조사하고 집계해 발표하는 곳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폭등 같은 이슈로 각종 금융 통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으례히 송 팀장은 금융통계팀의 팀장으로 금융기관의 평균금리, 가계부채 등을 브리핑하기 위해 공식 석상에 자주 등장한다. 다만 그는 “내가 공식 석상에 나오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해, 각종 통계의 주목도가 올라간 것 같다”며 “향후 경제 상황이 호전돼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편히 브리핑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금융권에 가장 큰 이슈는 '가계 빚'과 '기준금리 인상'이다. 올해 2분기 가계 빚이 1800조 원을 돌파한 데다가 3분기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탓이다. 정부는 강력한 가계 대출 규제로 가계 빚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도 인상했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가계부채 증가세 관련 송 팀장은 “2019년 하반기 이후 가계 대출이 대폭 늘었다”며 “이는 주택 시장 중 전세 거래 급증으로 자금 수요가 확 늘어난 탓이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특히 지난해부터 금리가 낮아지자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 ‘빚투(빚내서 투자)’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투자 수요가 늘어 왔다”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생활 자금 수요마저 늘어나는 등 복합적 요인의 작용으로 가계 빚 증가율이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재창 팀장은 이 같은 가계 빚 증가세가 올해 들어 진행된 두 차례(8·11월)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해도, 가계 부채가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 팀장은 “가계 빚이 늘어나는 것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그만큼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나 저금리 기조 등 여러 요인 탓에 지나치게 늘어난 면이 있다. 하지만, 통상 대출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목표로 하는 것은 대출을 없애는 것이 아닌 대출 증가 속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숙한’ 통계의 꿈…MZ세대에서 가능성 보다

송 팀장은 자신의 브리핑에 대해 이해하기 쉬웠는지, 또 명확히 전달됐는지 여부를 기자에게 거듭 확인했다. 그는 금융 통계가 국민에게 어렵고 낯선 것으로 인식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국민들 중 대출이나 예·적금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금리나 부채가 오르 내리는 것은 국민들 입장에서 쉽게 느껴지지 않겠지만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이를 어렵게 만 느끼는 것은 전달하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GDP라고 하면 어려워 보인다. 경제가 이만큼 성장했다고 표현하거나, 그래프를 통해 보여주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된다. 하지만 통계란 정확성이 생명이며, 정형화된 양식과 필수적으로 담아야 할 내용이 있어야 한다. 이를 쉽게 풀어낸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고 소회했다. 다만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금융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관련 송 팀장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기성 세대에게 금융은 어렵고 낯설었지만, 요즘 세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으로 금융을 쉽게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송 팀장은 "이것이야말로 금융 통계팀이 나아갈 방향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즉 국민에게 친숙한 통계를 만드는 것이 송 팀장의 오랜 꿈이라는 것.

송재창 팀장은 “폰뱅킹이나, 금리 비교 앱 등에서 나타나는 각종 지표는 직관적이며 이해하기 쉽다. 젊은 세대의 금융 접근성이 높아진 데는 이 같은 노력이 반영된 결과다”며 “현재의 통계도 이전에 비해 훨씬 쉬워졌다. 지금 당장 어렵겠지만 향후 국민들 입장에서 누구나 쉽게 접하고 이해되는 통계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 팀장은 “금융 통계는 생각보다 국민들의 가까운 곳에 있다. 너무 어렵게 보지 말고, 좀 더 편하게 받아 들었으면 좋겠다”며 “저와 저희 팀원 모두 더 쉽고 편한 통계를 만들고자 계속해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 [사진=본사DB]이미지 확대보기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 [사진=본사DB]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