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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원유운반선, 내년 조선업계 '주요 먹거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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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쉽스토리] 원유운반선, 내년 조선업계 '주요 먹거리' 되나

2023년 발효되는 탈탄소화 규제가 노후 원유운반선 폐선 속도 높여

한국조선해양 계열사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운항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조선해양 계열사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운항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올해 조선 업계 먹거리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이었다면 내년에는 원유운반선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중개기관 ‘심슨 스펜스 영(Simpson Spence Young)’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체된 원유운반선 총 물량은 740만t 규모다. 이는 2019년 해체 물량 630만t, 지난해 440만t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것 뿐만 아니라 원유운반선의 평균 해체 선령은 지난해와 비교해 2년 줄어든 22.1년으로 나타났다. 평균 해체 선령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폐선 기간이 짧아졌다는 뜻이다. 이는 앞으로 원유운반선 발주가 더욱 가팔라질 것임을 암시한다.

심슨 스펜스 영 관계자는 “2023년부터 발효되는 탈탄소화 규제로 더 많은 선박이 해체될 것”이라며 “이 같은 선박 해체 증가 현상은 향후 원유운반선 발주 급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2023년부터 발효되는 탈탄소화 규제에는 ‘현존선박 에너지효율 지수(EEXI)’ 제도가 있다.

EEXI 제도는 2023년 운항하는 모든 선박이 2013년 건조한 선박과 비교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면 선박 운항이 금지되기 때문에 노후화된 선박을 폐선하고 신조선을 확보하는 방안과 기존 선박 효율성을 높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선박을 개조해 EEXI제도를 준수하려면 선사는 조선사에 선박을 맡긴 기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없다. 즉 선사는 원치 않는 영업 공백에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대한 현행 선박을 운용하고 이 기간 동안 신조선을 발주해 향후 신조선을 인도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에 따라 폐선 물량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조선사 수주 물량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EXI 제도 뿐 아니라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원유운반선 발주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달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내년 전세계 원유 하루 수요량이 997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올해 원유 하루 수요량(9630만 배럴)과 비교하면 3.5% 증가한 수치다. 원유 수요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더욱 많은 물량의 원유운반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 조선사는 건화물 운반에 사용되는 벌크선 건조 외에 모든 선종에 우위를 지니고 있어 향후 대량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NG운반선, 컨테이너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은 상당한 건조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신조선 물량은 한국 조선사가 차지한다. 다만 고도의 기술이 필요 없는 벌크선 건조는 값싼 선가(선박 가격)를 앞세운 중국 조선사가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