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을 비롯한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수습하기 위해 통화량을 줄이고 이자율은 올리는 이른바 긴축정책에 시동을 걸고 있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그 대표적인 수단이다. 미국 연준은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했다. 내년 6월 이후에는 기준금리도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중에 너무 많은 돈이 풀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인플레와 공급망 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다. 많은 통화주의 경제학자들은 금융과 경제의 정상화로 가기 위한 유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쇼크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돈을 더 풀 수 밖에 없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의 속도도 늦추어야 할 지 모른다. 금융 긴축을 일단 유보하고 통화량을 추가로 늘리면 일시적으로 시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뉴욕증시나 코스피 코스닥에 또 유동성 폭발 장세가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유동성 공급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돈을 푸는 만큼 인플레 폭탄은 거기에 비례해 커진다. 결국에는 훨씬 더 센 긴축을 해야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때에는 훨씬 더 큰 고통이 따른다.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긴급보고서에서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이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의 소비자물자지수가 6.2%로 상승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재임명되면서 그동안 테이퍼링 가속화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어 왔다.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를 매달 150억 달러에서 225억~300억 달러로 늘리면서 내년 3~4월에는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이와 맞물려 정책금리 정상화 일정도 앞당길 것으로 봤다.
한은은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사정이 크게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신종 변이 출현으로 단기적으로 연준이 비둘기파 즉 통화 완화 선호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화를 더 풀고 금리도 낮추어야 하는 상황이다.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뉴욕증시 등 금융시장에 큰 악재였던 점을 감안할 때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인한 연준의 입장 변화는 주가에 호재일 수 있다. 이 경우 공급 병목 현상과 인플레이션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일정 기간 후에는 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오미크론 사태가 엄중하지만 그래도 패닉은 아니라며 시장을 달래고 있다. 그래도 오미크론 변이는 예사롭지 않다. 블랙스완과 퍼펙트스톰의 경고 등이 나오는 이유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