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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업계 새 먹거리 '디지털 트윈'…미래 신기술 집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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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업계 새 먹거리 '디지털 트윈'…미래 신기술 집대성

5G·메타버스·AI·IoT 등 집합체…기업 디지털 전환 핵심 서비스 부상
통신·IT기업 잇달아 서비스·기술 개발…산업·공공·의료 등 적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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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현실세계를 가상공간으로 그대로 옮겨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이 통신과 인터넷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기업들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DX)의 핵심기술이자 5G, 로봇, 자율주행, AI, AR·VR,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이 녹아든 솔루션이다. 최근 통신사들과 인터넷 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5G 상용화 이후 2019년부터 기업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디지털 트윈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들도 디지털 트윈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랩스는 1일 디지털 트윈 기반 데이터 제작 솔루션 ‘어라이크(ALIKE)’를 선보였다. 어라이크는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가 운용하는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와 연동해 다양한 포맷의 공간지도 구축을 돕는다.

네이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업해 도시 단위 고정밀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협업을 바탕으로 일본 내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서울 강남 지역에도 도심 지도를 구축한 바 있다.

또 최근 완공된 네이버 2사옥은 AI와 로봇,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기술 융합을 통해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연결한 ‘아크버스’의 테스트베드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사옥에는 여러 대의 자율주행 로봇이 복도와 사무실을 오가며 택배와 서류 전달 등 보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네이버 제2사옥이라는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있었기에 다양한 기술들이 아크버스라는 하나의 생태계로 빠르게 융합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자체, 기업, 학계 등과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을 고도화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 2사옥은 국내 최초로 5G 특화망이 적용된 건물이다. 앞서 네이버클라우드는 특화망으로 할당된 4.7㎓대역과 28㎓ 대역 주파수를 모두 신청했다.
네이버의 기술 융합 시스템 아크버스 구성요소.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의 기술 융합 시스템 아크버스 구성요소. 사진=네이버

디지털 트윈 기술에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기업은 통신사들이다. 자사가 보유한 5G망을 활용해 물류와 제조업, 의료 등 산업 각 분야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KT는 2019년 수도권 교량의 붕괴 위험을 시뮬레이션으로 측정하는 ‘기가트윈’을 선보였다. 이어 올해 6월 열린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도심의 교통상황을 반영한 교통상황 예측 솔루션인 ‘기가트윈 트래픽’을 선보였다.

또 KT에스테이트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빌딩 관제에 적용하는 스마트통합관제플랫폼을 선보였다. 스마트통합관제플랫폼은 자동제어시스템을 기반으로 빌딩 주요 설비를 모니터링하고 원격 제어하는 지능형 관제 플랫폼이다.

이 밖에 KT가 주축이 돼 구성한 ‘AI 원팀’에도 최근 한진이 합류해 디지털 트윈 물류 모델 개발에 나선다. AI 원팀에는 한진 외에 현대중공업, KAIST, 한양대학교, LG전자, LG유플러스, 한국투자증권, 동원, 우리은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이 합류해있다.

SK텔레콤은 올해 9월 20개 파트너사와 함께 ‘디지털 트윈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SK텔레콤은 공장 설비와 안전시설 가상화와 모니터링, 공정·안전 데이터의 수집 및 시뮬레이션과 분석, 운영환경 최적화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텔레콤은 구독형 디지털 트윈 서비스를 선보여 중소기업들이 가격 부담을 줄이고 단기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디지털 트윈 얼라이언스’에는 다쏘시스템, 슈나이더일렉트릭, 아마존웹서비스(AWS), SK플래닛, 플럭시티, 위즈코어, 버넥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등 20개사와 기관이 참여했다.

이 밖에 SK텔레콤과 일부 파트너사들은 지난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5G 기반 디지털 트윈 공공선도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해당 과제에서 SK텔레콤과 파트너사들은 소재·부품·장비 제조업체를 위한 생산준비 검증, 생산품질 분석, 생산 가상화 모니터링 등 18개 제조 부문 서비스와 안전 위험성 모니터링, 전력사용량 예측, 안전 패트롤 로봇 등 13개 안전 부문 서비스를 개발해 선보였다. 참여 업체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대한산업안전협회, 센코 등과 함께 디지털 트윈 기반 ‘통합 환경·안전·보건 플랫폼’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통합안전플랫폼을 통해 사업장의 공정, 설비, 안전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 3D시각화하고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 작업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돕는다.

통합안전플랫폼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안전·보건 확보의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안전·보건 분야의 법정 의무교육, 안전진단, 안전점검의 표준메뉴얼과 작업수칙 등을 디지털화되고 클라우드화된 자동관리 시스템으로 제공한다. 또 반복되는 오프라인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동화, 데이터베이스(DB)화 기능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중소기업, 개인사업자가 비용부담을 최소화해 이용할 수 있도록 구독형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서비스는 내년 하반기 제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제조업과 물류, 안전, 도로교통 외에도 디지털 트윈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예측을 위한 시뮬레이션이 중요한 의료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은 필수적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진료에 위험이 따르는 가운데 디지털 트윈 기술은 원격 의료와 질병 예측 및 치료 기술 개발에 효과적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5년부터 바디 스캐너를 통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또 인체 데이터를 통해 환자의 전신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기술도 나온 상태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2025년까지 오픈 플랫폼을 통해 3D 모델링 데이터 5만건을 개방한다. 또 디지털 트윈 요소기술 솔루션 기업 100개를 전환시키고 기술 선도국 대비 상대수준 9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중소 공급기업들이 보다 쉽게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고 수요기업들은 편리하고 저렴한 TaaS(digital Twin As A Service)로서 디지털 트윈을 접할 수 있는 ‘민간 주도형 디지털 트윈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