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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동국제강 10년여 만에 대규모 투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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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동국제강 10년여 만에 대규모 투자 나선다

창사 이래 첫 임원 전원 승진…컨트롤타워 ‘설비기술실’ 설치로 '공격 경영'
신후판·진기로 이어 컬러강판 유력

충남 당진에 소재한 동국제강 사업장 전경. 사진=동국제강이미지 확대보기
충남 당진에 소재한 동국제강 사업장 전경.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철강 투자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며 10여 년 만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동국제강은 임원 전원 승진이라는 잔칫집 분위기 속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찾아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해소 기미를 보이면서 하향세를 지속하던 철강시장이 반등해 공급자의 힘이 커지는 상황으로 뒤바뀌면서 동국제강도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오랜만에 찾아온 시장 호황기에 맞춰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동국제강도 예외는 아니다.

3일 발표한 임원인사를 통해 동국제강은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연극 사장) 직속에 ‘설비기술실’을 신설한다고 발표한 것은 투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미래 준비 차원에서 그룹 주력인 동국제강에 철강 투자 컨트롤 타워를 신설했다”면서, “(설비기술실은) 철강 설비 신증설, 합리화 등을 검토하고, 철강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전 기존 둥지인 경북 포항을 대신해 충남 당진에 신후판 공장에 투자해 2010년 완공했고, 또 다른 본산인 인천 제강소에 최신예 장비인 120t 에코아크(ECO Arc) 전기로를 건설했다. 브라질에 고로를 건설해 일관제철소로 거듭나기도 했다. 경기 침체 기간 중이었지만 최신 설비를 도입한 덕분에 경기가 반등하면서 판매가 늘어나는 기간 동안 생산 효율성을 높이면서, 원가를 줄이는 경쟁력 있는 철강재를 생산해 경쟁사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

당시 투자한 설비들이 10년을 넘어섰다. 이보다 앞서 투자한 설비들은 20년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설비 대체 등 투자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전기강판과 고장력 철강재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사업 비중으로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에 따라, 설비기술실 설치는 회사가 단행할 투자의 우선순위와 규모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 투자와 더불어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부가가치 제품 사업 비중을 축소함으로써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방법도 도출해낼 것으로 보인다.

주요 투자처는 컬러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개최한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 론칭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2030년까지 컬러강판 매출 2조원, 100만t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연간 생산량 85만t 수준인 컬러강판 생산 규모를 10년 안에 100만t으로 확충하고 1조4000억원 수준인 매출을 2조원으로 늘린다는 게 골자다. 국내는 물론 현재 멕시코, 인도, 태국 등 3개국에 둔 판매거점을 미국, 폴란드, 베트남, 호주 등에 신규 거점 구축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설비시술실장을 맡게 될 주장한 이사는 동국제강 그룹 내에서 널리 인정받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회사가 투자한 도금강판과 컬러강판 설비가 성공적으로 생
산에 안착하는데 기여했으며, 올해 준공한 컬러강판 전문 생산라인 ‘S1CCL(Special 1CCL)’의 설비 도입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끄는 이는 장세욱 부회장이다. CCO인 김연극 사장은 오너 경영진이 가장 신임하는 전문 경영인으로 회사의 주력사업인 후판사업본부장 출신이다. 2018년 동국제강그룹이 COO 사장 직책을 신설하면서 김연극 전무가 사장으로 승진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업과 생산 총괄 이외에 설비기술실을 통해 투자까지 책임지게 되어 권한은 더욱 막강해졌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의 투자 관련 의사결정체계는 주요한 실장 → 김연극 COO → 장세욱 부회장을 거쳐 장세주 회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순이 될 전망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