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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습격에 ‘레스토랑 간편식’ 시장 뜨겁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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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습격에 ‘레스토랑 간편식’ 시장 뜨겁네

호텔이나 유명 맛집 메뉴 담아내...가정식 중심인 HMR과 차별화
CJ프레시웨이, 현대그린푸드, 홈플러스 등 젊은 입맛 겨냥해 맛집과 협업

CJ프레시웨이가 RMR 시장에 진출했다. 첫 상품은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이다. 사진=CJ프레시웨이이미지 확대보기
CJ프레시웨이가 RMR 시장에 진출했다. 첫 상품은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이다. 사진=CJ프레시웨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따라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 시즌에 외부 모임을 자제하면서 외식업계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외식의 내식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식품·외식업계는 유명 맛집 메뉴를 상품화한 레스토랑 간편식(Restaurant Meal Replacement, 이하 RMR) 제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RMR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MR은 외식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대체식품을 말한다. 밀키트 등 가정 간편식(HMR)이 일반 가정식 메뉴 중심이었다면 RMR은 호텔이나 유명 맛집, 셰프의 메뉴를 담아낸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연구원)이 7일 발표한 ‘2022 외식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소비자 10명 중 4명은 간편식이 외식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집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홀로 만찬’, ‘홈스토랑’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이러한 외식업 트렌드는 내년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먼저 CJ프레시웨이는 외식 고객사와 협력해 신제품을 공동개발하며 RMR 시장에 진출했다.

CJ프레시웨이가 RMR 개발에 나선 것은 올해부터 추진 중인 ‘밀 솔루션(Meal Solution)’ 사업 때문이다. 전처리를 거친 식자재와 반조리 상품, 밀키트 등 메뉴형 식자재 패키지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사의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CJ프레시웨이의 첫 RMR은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이다. 조가네 갑오징어는 18년 전통의 갑오징어 전문 음식점으로 현재 전국 24개 매장을 두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17년부터 조가네 갑오징어에 균일한 크기와 쫄깃한 식감의 갑오징어 원물을 안정적으로 납품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또 갑오징어 원물을 상품화하려는 식당 측의 요구사항을 듣고 갑오징어 공급부터 포장재 디자인, 해썹(HACCP) 인증 획득, 판매처 확보까지 힘을 보태며 제품 생산 전 과정을 이끌었다.

CJ프레시웨이는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 출시를 계기로 B2C 시장 공략을 위한 RMR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식자재 공급, 메뉴 컨설팅, 안정성 검사 등 개발 업무와 더불어 백화점, 홈쇼핑, 이커머스 등 다양한 B2C 판매 채널 입점을 위한 영업 활동도 펼친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말부터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RMR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린푸드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 말부터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RMR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도 RMR 판매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6월 국내 대표 크라우드 펀딩 기업 ‘와디즈’와 함께 진행한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에 선정된 지역 맛집 10곳의 대표 메뉴를 레스토랑 간편식 상품으로 출시한다. 지난달 말을 시작으로, 2개월에 맛집 2곳씩 총 10개월에 걸쳐 차례로 신상품이 탄생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전문기업의 노하우를 빌려 RMR을 개발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한계로 시작도 못 하는 맛집들이 많다”며 “간편식에 대한 의지가 있는 외식업 경영주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현대그린푸드의 간편식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생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고 설명했다.

상품기획·제조·유통·마케팅까지 모든 비용은 현대그린푸드가 부담하고 맛집은 레시피만 제공하한다. 맛집은 제품 판매량에 따라 수수료를 받게 된다.

이헌상 현대그린푸드 상품본부장(전무)은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250개 업체에도 상품화를 위한 법적·위생 교육 등 컨설팅을 진행했다"며 "향후 지역 디저트 맛집과도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유명 맛집 음식을 구현한 간편식 구색을 확대하며 변화된 외식 문화에 적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월 ‘연안식당’ ‘매드포갈릭’ ‘오발탄’ 등 맛집 음식을 담은 RMR 18종을 출시했다. 이들 상품은 평소 SNS에 맛집 사진을 올리는 것이 취미인 백수빈 신선가공팀 바이어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판매 개시 첫 주 실적은 목표 대비 75%를 초과 달성했다고 홈플러스 관계자는 밝혔다.

GS25는 지난 5월 감성편의점으로 유명한 ‘고잉메리’와 제휴를 맺고 신상품 3종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고, 지난달에는 ‘미쉐린 가이드’ 선정 맛집 ‘금돼지식당’과 손잡고 ‘금돼지불백도시락’을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돼지고기 맛집 ‘육통령’과 협업 개발한 ‘심플리쿡 육통령목살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TV방송, SNS 등에 소개되는 유명 맛집을 찾아 방문하는 추세와 맛집 관련 상품을 사려는 소비 경향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성 있는 맛집과 협업해 꾸준히 차별화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LF푸드, CJ푸드빌 빕스 등 여러 기업이 RMR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유명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나 셰프와 협업한 메뉴가 활발히 나오고 있다”며 “검증된 맛을 집에서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연말 홈파티를 앞두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