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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파우치, 코로나19 재확산 쇼크 불구 '봉쇄령' 반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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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든·파우치, 코로나19 재확산 쇼크 불구 '봉쇄령' 반대 이유는

바이든 "미국 경제 활동에 치명상 우려"... 파우치 "병원 시스템 위협할 수 있지만 봉쇄령 필요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니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미국에 ‘봉쇄령’을 내리는 데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확대와 신속한 검사 시스템 구축을 모색하면서도 미국의 경제 활동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봉쇄 조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현지시간) 겨울철 코로나19 급증과 오미크론 확산 우려와 관련해 대국민 연설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백신 기본 접종과 추가 접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국민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파우치 소장은 19일 NBC, ABC, CNN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과 부스터 샷 촉구, 코로나 진단 검사 확대와 의료 인력 증원, 전 세계 백신 보급의 중요성을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우치 소장은 특히 ABC 방송의 ‘디스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미국의 병원 시스템을 위협하는 사태가 올 수 있으나 미국이 봉쇄령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가 일전에 했던 것처럼 일종의 봉쇄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면서 “그렇지만, 병원 시스템에 잠재적인 스트레스를 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이 오미크론 등의 확산에도 불구 봉쇄 조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유럽의 네덜란드가 다중이 모이는 시설의 잠정 폐쇄를 포함한 전국 단위의 봉쇄령을 내렸고, 영국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 사진=로이터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 사진=로이터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의 ‘스테이트 어브 더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에 따라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겨울철 속으로 깊게 빠져들어 가면서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개월 동안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일부 유럽 국가에서 2~3일 만에 2배로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이것이 미국에서도 지배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오미크론에 대해 매우 분명한 한 가지는 그것의 놀라운 확산 능력과 전염력이고,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열망하는 것은 당연하고 타당하지만, 거의 2년 동안 경험에서 우리가 파악한 한 가지는 이 바이러스가 정말로 예측 불가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자 사이에서 돌파 감염이 생기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제치고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초점을 확진자가 아니라 중증 환자 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우리는 이제 위중증이 문제가 되는 단계에 이르렀고, 문제는 확진자가 아니라 중증도”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봉쇄령을 꺼리는 이유는 경제 활동 중단에 따른 충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 2020년 초 팬데믹이 시작됐을 당시에 미국 정부가 경제 활동을 차단하자 소비가 급감하고, 해고가 급증했다”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제 다시 확진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것이 소비와 일자리 창출에 주는 충격이 과거에 비해 크지 않다”라면서 “다만 이에 따른 공급망 붕괴와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있다”라고 전했다. WSJ은 “각국 정부가 현재 새로운 봉쇄령을 내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막으려고 긴축 통화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기준금리를 8.5%로 종전 대비 1%포인트 인상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 중앙은행(BOE)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종전 0.1%에서 0.25%로 3년여 만에 인상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렸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종전 5%에서 5.5%로 높였다.
네덜란드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다중이 모이는 시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봉쇄령을 내렸다. 미국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봉쇄 조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봉쇄령이 내려진 네널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자 다중이 모이는 시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는 봉쇄령을 내렸다. 미국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봉쇄 조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봉쇄령이 내려진 네널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모습, 사진=로이터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