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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헝가리 괴드 공장 CO₂ 배출량 4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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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SDI, 헝가리 괴드 공장 CO₂ 배출량 4배 급증

괴드환경연합이 페이스북에 올린 삼성SDI의 이산화탄소 배출 현장 사진.
괴드환경연합이 페이스북에 올린 삼성SDI의 이산화탄소 배출 현장 사진.
삼성SDI의 헝가리 괴드 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이 확장 가동한 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4배나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매체 메르시는 19일(현지시간) 괴드환경연합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확장 증설된 삼성SDI의 괴드 배터리 공장의 대기오염 수치가 국가환경정보시스템(OKIR)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될 정도로 높게 측정됐다고 보도했다.
2019년 300만㎏에 불과했던 괴드 지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해는 1260만㎏이나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고, 그중 1120만㎏은 삼성SDI의 공장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되었다. 대기오염 데이터는 OKIR의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인데 주변에 다른 큰 기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삼성SDI의 배출량이 다수 차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괴드환경협회는 이달 초의 OKIR의 불규칙한 데이터 자료 공급에 대해 논평하면서 지역 공장에 대한 대기오염을 묵인하는 환경 당국이나 환경부 모두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SDI 공장의 굴뚝 모습과 데이터를 게시하기도 했다.

삼성SDI의 괴드 공장은 최근 증설 운영되고 있으나, 공장에서 소음도 높아 지역 주민에게는 불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정당국이 벌금을 부과했으나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삼성SDI는 이에 대해 “대기 오염 한계값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기질 모니터링 시스템이 환경적 관점에서 정당화되지 않는다”면서 “회사는 법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더 자주 굴뚝과 굴뚝의 배출 농도를 측정한다”고 논평했다.

헝가리 행정 당국은 중대한 환경 피해 결과가 없기 때문에 공장을 확장하기 전에 환경 영향 평가를 수행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괴드환경연합은 독립적으로 집계한 포렌식 소음 수치를 공개하면서 삼성SDI가 허용 한계값을 반복적으로 초과하는 소음 공해와 공장으로 인한 차량 통행 증가 등도 문제시하고 있다.

삼성SDI는 유럽의 각형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전략에 따라 헝가리 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두 배로 늘렸고 헝가리 제2공장 착공에도 나섰다. 최근 수년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 온 삼성SDI가 약 1조 원에 이르는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증설을 통해 괴드 공장은 생산 라인 8기에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30기가와트시(GWh)에서 50GWh까지 확대된다. 50GWh는 연간 100만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SDI는 2018년 헝가리 괴드공장이 가동을 시작한 이래 헝가리 2공장도 추진하고 있다. 시설투자가 모두 완료되면 삼성SDI의 헝가리 각형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는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 아우디, BMW의 물량에 선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삼성SDI는 이같은 증설로 인해 유럽의 최대 각형 배터리 생산업체로 올라선다. 경쟁사인 CATL은 독일 에르푸르트에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14GWh 규모의 각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채택 비중을 각형 80%, 파우치 20% 구조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CATL의 주력 제품인 저가형 LFP배터리가 아니라 고급형 NCM 배터리 생산에 집중한다. 전기차 시장이 파우치 중심에서 각형 배터리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전기차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남호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h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