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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정용진 리스크’가 스타벅스 불매운동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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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정용진 리스크’가 스타벅스 불매운동 자초?

정용진 부회장 11일에도 ‘멸공’ 대신 ‘○○’으로 SNS 활동 계속…스타벅스 커피값 인상도 역풍 우려, 스타벅스코리아 2020년 영업이익 1644억원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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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소셜미디어)에서 ‘멸공’ 발언 이후 정치권에서 ‘멸공’ 논란이 이어지면서 스타벅스까지 후폭풍이 미치는 모습입니다.

정 부회장은 11일 오전에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기사 내용을 캡처해 올리며 ‘○○’라고 적었습니다. ‘멸공’이라는 단어 대신에 ‘○○’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발언에 이어 그치지 않는 SNS 활동으로 인한 오너 리스크가 이마트의 계열사인 스타벅스로 곧바로 향하는 ‘정용진 리스크’를 맞게 됐습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4742억5350만원에 사들였습니다. 이마트는 이전에 갖고 있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와 매입한 지분 17.5%를 합해 총 67.5%를 확보하면서 스타벅스코리아를 연결기준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코리아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한 후 스타벅스코리아의 실적은 이마트의 연결기준 실적에 잡히게 됩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해 연말 회사명을 SCK컴퍼니(에스씨케이컴퍼니)로 바꾼 것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발언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정용진 부회장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보이콧 정용진’이라는 포스터를 공유하며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빚어지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현근택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습니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신세계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는 ‘보이콧 정용진’의 1호 대상으로 스타벅스가 꼽히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이 자신을 ‘스타벅스코리아 1호팬’이라고 지칭해 왔기 때문에 집중적인 타겟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코리아)는 한국에 진출한 이후 급성장을 해 왔습니다. SKC컴퍼니는 1997년 9월 10일자로 설립됐습니다. 2010년말 납입자본금은 200억원이며 신세계와 미국법인인 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이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SCK컴퍼니는 신세계가 2011년 신세계와 이마트로 인적분할 한 후 이마트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이 넘겨졌습니다.

SCK컴퍼니의 2010년 매출액은 2421억원 규모에서 2020년 1조9284억원으로 8배 가량 성장했습니다. 영업이익도 2010년 224억원에서 2020년 1644억원으로 7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SCK컴퍼니의 2020년 영업이익은 이마트의 2020년 별도기준 영업이익 2950억원의 56%에 달하고 있습니다.

SCK컴퍼니의 2020년도 영업이익률은 8.5%로 같은 기간 이마트의 영업이익률 2.1%에 비해 4배 가량 높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마트의 연결 기준 실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여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은 이마트의 실적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정용진 리스크’로 불매운동 위기를 맞게 된 가운데 스타벅스의 커피값 인상도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대표제품인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4100원에서 4500원으로 9.8% 인상합니다. 스타벅스는 전체 매출에서 음료 비중이 75%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발언 이전에는 증권가에서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 인상 결정으로 올해 SCK컴퍼니의 영업이익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올해 커피값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늘고 SCK컴퍼니와 모회사인 이마트에도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제는 ‘정용진 리스크’와 함께 제품값 인상으로 인한 역풍 마저도 걱정해야 할 처지로 전락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