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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2년 글로벌 고급주택시장 '대호황' 예상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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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2022년 글로벌 고급주택시장 '대호황' 예상되는 이유

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 ‘2022년 고급주택시장 전망' 보고서



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의 2022년 고급주택시장 전망 보고서. 사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이미지 확대보기
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의 2022년 고급주택시장 전망 보고서. 사진=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가상화폐 투자 열기와 재택근무제가 이어지면서 고급주택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 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2022년 고급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놓은 전망이다.

◇‘가상화폐+재택근무+저금리’ 겹호재


보고서는 가상화폐와 재택근무제라는 두가지 대형 호재에다 저금리 기조도 아직 지속되고 있고 역대급 물가 상승세까지 겹치면서 고급주택 수요가 올 한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호재가 겹친 이같은 환경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등으로 자산을 크게 늘린 자산가들 입장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 그 결과 올해 고급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점을 향해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보고서의 전망이다.

브래들리 넬슨 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오히려 가격을 높여 차익을 노리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분위기가 (고급주택 시장에서)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코압(실제로 부동산을 소유하는게 아닌 건물 소유주에게 조합의 지분을 구매하는 것) 거래를 중개한 일이 있는데 호가가 무려 4000만달러(약 476억원)에 달했지만 매물이 나오자마자 상당수의 억만장자들이 매입 의사를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고서는 “종래에는 60만~70만달러(약 7억~8억3000만원)의 자금으로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투자자면 우량 투자자에 속하는 것으로 취급했으나 지금은 150만~250만달러(약 17억9000만~29억8000만원) 정도는 제시해야 우량 투자자로 간주하는게 고급주택 시장의 분위기”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 문제와 연동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역대급 인플레이션 추세도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풍부한 현금을 확보한 자산가에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오히려 고급 부동산을 사들이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준교외 부동산 수요 급증


넬슨 CMO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널리 확산된 재택근무제가 됐든 탄력 근무제가 됐든 회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도 고급주택 시장의 호황을 점치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그 여파로 대도시 바로 외곽의 교외 지역보다 더 멀리 위치한 ‘준교외(exurb)’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는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지금껏 별장 정도나 짓기에 적당한 곳으로 간주됐던 준교외 지역이 새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재택근무 문화가 널리 확산된 결과 대도시 언저리에서 출퇴근할 필요성이 없어지면서 이동이 자유로운 직장인을 중심으로 대도시를 탈출해 준교외 지역을 생활의 근거지로 선택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넬슨 CMO는 “미국의 경우 최근 18개월 사이 준교외에 위치한 주택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세회피처도 고급주택 핫스팟 부상

텍사스주나 플로리다주처럼 부동산 투자에 따른 세금 부담이 현격하게 낮은 이른바 조세피난처도 고급주택 시장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단적인 예로 소더비인터내셔널리얼티 보고서는 “미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뉴욕주 인구가 1.6%나 감소했는데 그 이유는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로 이주한 사람이 30만여명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동안 역으로 소득세를 전혀 부과하지 않는 텍사스주의 인구는 30만명 이상 증가했고 플로리다주는 2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넬슨 CMO는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 세금 부담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고급주택 거래가 역대급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